[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30홈런-30도루’ 달성에 대한 부담 때문일까. SK 와이번스 최정(26)이 타석에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정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0-20 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 3경기를 제외한 98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한 최정은 타율 3할1푼2리 24홈런 70타점 20도루를 기록 중이다.
최정은 올 시즌 "20(24홈런)-20 클럽" 가입 이후 4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 7탈삼진으로 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정은 30일 문학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선 삼진, 4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두번째 타석에선 안타를 때려 냈지만 삼성 선발 배영수에게 견제사를 당해 의미를 잃었다. 이후 두번의 타석에서도 삼진과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출루하지 못했다.
이만수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최정이 ‘30-30’에 대한 부담으로 슬럼프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욕심 때문에 (안타가) 안 맞는 것이 아니다. 타자들에게 굴곡이 있듯 타격감이 조금 내려간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만수 감독은 “최정은 국내타자로서 정상급이다”라고 내세우며 “최정은 홈런타자가 아닌 중장거리 타자다. 타점을 많이 올리고 있다. 최고의 타자이기 때문에 3번에 배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타석에서의 최정에 대해 이만수 감독은 “스윙 자체가 앞에서 맞으면 홈런이 나온다. 자기 스윙대로 하면 홈런을 친다”라며 “나도 16년 동안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홈런을 노려서 친 것은 한두 개 밖에 되지 않는다. 홈런을 치겠다는 생각을 하면 (홈런이) 안 나온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4년 연속 3할 대 타율과 세 자릿수 안타,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70타점 이상을 올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정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홈경기였던 10월 6일 문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3할 20(26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목표가 있었기에 끝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최정은 정신력이 강한 선수다. 경기 전 연습에서도 간혹 빗맞은 타구가 나오면 ‘악’ 소리를 내며 악바리 정신으로 “한 번 더”를 외친다. 야구에 있어 지기 싫어하는 최정이다. 이러한 노력이 바탕이 돼 4년 연속 3할 대 타율과 세 자릿수 안타,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70타
시즌 초반 홈런 부문 단독 1위에 올랐을 때에 최정은 “개인 타이틀 보다 팀의 승리가 우선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최정의 기록이 쌓이면서 주변의 기대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부담을 안고 있다. ‘최정이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시선보다 ‘할 수 있다’라는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gioia@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