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어쩌다보니 상황이 이렇게 됐다. 적어도 상위그룹 진입은 떼 놓은 당상으로 여겼던 인천유나이티드가 분기점 근처에 이르러 궁지에 몰렸다.
2013 K리그 클래식은 28일 25라운드와 9월1일 26라운드까지의 승점으로 일단 상하위리그를 나눈다. 이후 상위리그에서는 우승팀 및 ACL 진출권자를 결정하고 하위리그에서는 내년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될 팀들을 가리게 된다. 1차 분수령까지 단 2경기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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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의 괴로움을 생각한다면 배수진을 쳐야하는 인천이다. 상대가 천적 수원이지만, 25라운드에서 상위그룹 진출을 확정지어야한다. 사진= MK스포츠 DB |
제일 괴로운 팀은, 모순되게도 현재 순위가 가장 높은 인천이다.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했다 뒷심 부족과 함께 시나브로 6위까지 떨어진 과정도 씁쓸하지만, 자칫 신바람만 내다가 결국은 철퇴를 맞을 가능성도 적잖은 까닭이다.
인천은 남은 2경기에서 승점 3점만 챙기면 자력으로 남는다. 8, 9위의 결과에 따라서는 더 적은 승점으로 그룹A에 들어갈 수 있으나 일단 3점은 따야 한숨을 돌릴 수 있다. 그런데 쉽지 않다. 3점은 곧 1승을 의미하는데, 남은 상대가 수원(28일)과 전북(9월1일)이다.
지난해가 떠오르는 인천이다. 작년에도 인천은 커트라인에 걸쳐 있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30라운드를 앞두고 인천은 8위였다. 16팀이 참가했던 지난해의 상위그룹은 1위부터 8위까지였다. 하지만 9위 대구와 10위 경남, 11위 성남까지는 최종라운드 결과에 따라 희비가 갈릴 수 있었다. 그리고 뒤집혔다. 30라운드를 승리한 경남이 무승부에 그친 인천을 골득실로 따돌리고 8위에 턱걸이 한 것이다.
전반기 초반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것으로도 인천의 비상은 박수 받을 일이었고 실제로 박수를 받았다. 스스로도 대견해했던 인천의 김봉길 감독과 선수들은 똘똘 뭉쳐 후반기 19경기 무패가도를 달리며 하위리그에서도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아무리 잘해도 그들의 최종순위는 9위였다. 씁쓸했다.
바닥을 쳤다가 올라가는 과정 속에서 애석하게 발목이 잡힌 지난해에는 그래도 서로 위로하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내내 잘하다가 고꾸라지는 그림인 올해는 다르다. 만약 하위리그로 떨어진다면, 후폭풍은 그들이 짐작하는 것 이상으로 클 수 있다. 동기부여를 잃고 방황했던 지난해의 성남이 올해는 인천이 될 수 있다.
지난해 경험해봐서 잘 안다. 최종 라운드까지 가면 그야말로 피가 마른다. 인천은 28일 열리는 수원과의 25라운
하지만, 그래도 이 라운드가 인천에게는 최종전이 되어야한다. 지난해를 생각한다면, 배수진을 쳐야한다. 뒤는 이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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