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NC 다이노스의 언더핸드 투수 이재학(23)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1군 경기 경험을 통해 이제는 위기관리능력까지 갖추게 됐다. 에이스급 투구로 올 시즌 신인왕 레이스에서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이재학은 지난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8이닝 3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1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이재학은 이날 투구를 통해 자신이 한 단계 도약했음을 증명했다. 백미는 8회말.

희생플라이나 내야 깊숙한 땅볼로 한 점을 줄 수 있는 상황. 이재학은 신중하게 승부했다. 상대도 신중했다. 정형식, 최형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2사 만루.
4번 이승엽이 2사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섰다. 이재학은 1,2구에 볼을 던져 범타를 유도하려했지만 이승엽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 이재학은 3구째 스트라이크를 집어넣었고 승부는 풀카운트까지 이어졌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다. 이재학은 6구째 몸 쪽 빠른 직구를 던져 이승엽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좀처럼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감정 표현을 하지 않는 최일언 투수 코치도 이 장면에서는 박수를 보내며 환하게 웃었다. 이재학은 어려운 상황을 자신의 공으로 이겨냈다. 이재학은 시즌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있었다.
위기관리 능력은 아픈 경험을 통해 길러졌다. 이재학은 지난 5월17일 마산 삼성전서 9이닝 8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지만 완투패했다. 개인 통산 첫 번째 완투였지만 뒤에 패가 붙었다.
1-1로 맞선 9회 1점을 내준 것이 아쉬웠다. 선두 타자 이승엽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 됐다. 채태인에게 안타,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우동균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결승점을 허용했다.
이후 이재학은 "마지막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 다음번에 같은 상황이 오면 잘 이겨 내겠다"고 말했다. 이 때의 다짐을 이재학은 3개월 후에 지켜냈다. 한 번 실패를 맛보게 한 삼성을 상대로 설욕했다.
이재학은 올 시즌 21경기에 출전해 7승5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 중이다. 선발 등판한 18경기만 놓고 보면 7승4패 평균자책점 3.04으로 더욱 좋다.
이재학은 올 시즌 NC가 신생팀 돌풍을 일으키는데 큰 몫을 해내고 있다. 기대를 넘어선 빼어난 투구다.
이재학은 현재 리그에서 평균자책점 6위,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풀타임 선발을 나서는 이재학은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경험을 통해 발전하고 있는 이재학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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