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이상호(24)는 공룡의 튼튼한 다리다. 올 시즌 2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이 부문 1위인(41개) 김종호(29)와 함께 NC 다이노스의 발야구를 이끌고 있다. 이상호는 도루 부문 공동 10위에 올라있다.
올 시즌 주로 대주자로 나섰던 이상호는 최근 자신에게 찾아온 선발 출전 기회를 꽉 붙잡고 있다. 이상호는 지난 20일 두산전부터 4경기 연속 선발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1타점 4도루 1볼넷을 기록했다. 23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5-5로 맞선 8회 1사 2루에서 강윤구를 상대로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결승타를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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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가 대수비, 대주자를 넘어 NC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로 커가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타석에서 뿐만 아니라 누상에 나갔을 때도 공격적이다. 적극적인 주루플레이가 돋보인다. 결과도 좋다. 이상호는 23번의 도루를 시도해 21번 성공했다. 도루 성공률이 91.3%로 매우 높다.
이상호는 “전준호 작전-주루 코치님께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미리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알려주신다. 투수의 퀵모션을 뺐는데 신경 쓰고 있으며 변화구 타이밍에 뛰려한다”고 설명했다. 발이 상당히 빠르다는 말에 “(김)종호형보다는 느려요”라며 쑥스러워 했다.
이상호는 김경문 감독이 자신에게 어떤 야구를 바라는지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의 역할인 대주자, 대수비의 역할에 충실하려 노력하고 있다. 비록 개인은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팀이 이기면 행복하다. 이상호는 이를 위해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1루수, 유격수, 2루수, 3루수 수비를 모두 연습 했다. 백업 선수의 경쟁력인 수비 더욱 집중했다. 이제 뛰는 것과 수비에는 어는 정도 자심감이 생겼다.
백업선수로서 최선을 다하자 또 다른 길이 열렸다. 최근에는 팀에 꼭 필요한 2번 타자로 테스트를 받고 있다. 선발 출장 4경기 중 세 차례 2번 타순에 배치됐다.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을 보유한 이상호는 2번 타자가 갖춰야할 많은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상호는 주전과 백업보다는 팀을 위해 자신이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이상호는 “예전에 한 코치님께서 2군 MVP와 1군 선수 중 어떤 것을 택하겠다는 질문을 하신 적이 있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소금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호는 올 시즌 팀이 치른 101경기 중 78경기에 출전하며 자신의 목표를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다.
1군에서 보내는 첫 시즌. 배우는 것이 많다. 이상호는 “원정 경기가 많다보니 체력 관리가 중요하더라. 먹는 것도 잘 쉬는 것도 필요하더라”고 말했다. 체력은 조금씩 떨어지지만 이상호는 힘이 들지 않다. 그토록 바랐던 1군에서 야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호는 2010년 롯데 자이언츠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1년 만에 방출 통보를 받았고 2011년 SK 와이번스에 들어가게 됐다. 이어진 두 번째 방출. 힘이 들 때 이상호의 손을 잡은 것은 NC였다. 이상호는 NC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조금씩 발휘하며 새 출발을 하고 있다.
이상호는 “최근에 선발로 계속 출전하니 대구에 계시는 부모님께서 가장 좋아하신다. 부모님께서 지켜보시는 앞에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자신에게 찾아온 시련을 이겨낸 ‘발 빠른 오뚝이’ 이상호가 자신의 꿈을 이루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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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다리 이상호가 자신의 꿈을 위해 전력질주한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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