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김원익 기자] “(김)용의가 자청해서 자신감과 의욕을 보이니 기쁜 일이죠. 이겨내면 팀에는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의 말이다. 동시에 내야수 김용의가 잔여 경기 동안 타격 세 부분에서 고참 외야수 박용택을 상대로 호기롭게 던진 내기 도전장에 대한 소감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22일 인천 SK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던 중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김용의를 불러세웠다. 김 감독은 뜬금없이 “지금 현재 스코어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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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가 박용택을 상대로 던진 당찬 내기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고려대 6년 후배이자 자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배를 목표로 남은 기간만큼은 뒤지지 않는 활약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 박용택은 올 시즌 타율 3할3푼4리에 출루율이 3할9푼5리의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실 이를 따라잡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누구보다 잘알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잘하고 싶다는 의지와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당찬 김용의의 각오가 김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거기에 김 감독이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제안을 한 가지 방안을 더 내놓았다. 김 감독은 “말로만 해서 되겠느냐. 그러면 나랑 내기를 하자”고 제안했다. 제안 내용은 21일 경기 포함 LG의 잔여 30경기 동안 김용의가 박용택보다 타율, 출루율, 삼진 적게 당하기 3종목을 두고 성적을 비교하는 내기였다.
대신 두 사람간의 대결이지만, 김용의가 박용택을 남은 기간 동안 이긴다면 김 감독이 박용택 대신 그에게 선물을 사주기로 했다. 반대로 박용택이 성적에서 앞서면 김용의가 소박한 선물을 김 감독에게 해주기로 한 것.
‘1개를 지고 2개는 이겼다’는 김용의의 선문답같은 대답의 해답은 21일 경기 내용과 관련이 있었다. 21일 첫 날 경기서 김용의가 4타수 1안타에 그친데 비해, 박용택이 4타수 2안타를 치면서 안타와 출루율 부문에서 앞서갔다. 하지만 삼진은 박용택이 1개를 기록한 반면 김용의는 삼진을 당하지 않으면서 이 부문에서는 이겼다. 김용의의 입장에서는 1승2패였다.
김 감독은 “도루는 박용택이 무릎이 좋지 않기 때문에 빼고, 3종목을 따지기로 했다. (김)용의가 이길 경우네는 내가 자기가 원하는 선물을 사주기로 했다. 본인이 먼저 나서서 그런말을 해주니 얼마나 자신감 있어보이냐”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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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를 향한 김기태 감독의 기대와 배려가 만든 유쾌한 내기 제안이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이 김용의의 기를 북돋워주기 위해서 판을 벌린 셈이다. 당연히 내기에서 이겨 선물을 받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김용의를 향해 “내가 이기면 너는 내가 너한테 사줄 선물의 10분의 1정도만 사주면 된다”더니 “소주 2병에 안주 1개 정도면 된다”고 구체적인 내기 보상을 언급했다.
사실 김용의에게는 전혀 부담되지 않는 내기다. 그러자 기자 중 1명이 “그럼 김 감
두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금전지출이 아깝겠냐는 김 감독의 뜻과 함께 김용의의 선전을 기대하는 마음과 배려가 담긴 내기 제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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