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즐거운 비명이다. 국내 다수의 해외축구팬들은 오랜만에 새벽녘 챔피언스리그를 한껏 즐겼다. 박지성의 챔피언스리그 복귀는 그만큼 의미가 크다.
박지성의 소속팀 PSV에인트호벤은 21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필립스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3-14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AC밀란과의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박지성은 후반 18분 요제프준과 교체 아웃될 때까지 68분간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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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했다. 이날 박지성은 국내 축구 팬들의 단잠을 깨우는 멋진 활약을 펼쳤다. 사진=PSV 페이스북 캡처 |
이로서 박지성은 2004-05시즌 이후 8년 만에 PSV소속으로 AC밀란과 리턴매치를 치렀으며, 1년 8개월여만에 챔피언스리그로 복귀했다.
지난 시즌 박지성을 사랑하는 국내 축구 팬들은 챔피언스리그를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그는 갓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승격한 퀸즈파크 레인저스에 몸담고 있었고, 지난 1년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물론 골수의 유럽 축구 팬들은 최고의 팀들이 즐비한 ‘별들의 전쟁’이 흥미로웠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박지성이 맨유에서 ‘챔스의 사나이’로 호령하던 시절, 호나우두가 마음껏 드리블을 하면 박지성이 뒤를 지켜주던 상황과 같을 것이다. 그가 새벽녘 그 자리에 있었기에 팬들은 최고의 무대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박지성의 ‘공석’ 때문에 가슴 한 켠이 시려온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만큼 새벽의 열기는 시들했다. 지난해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국내 관심도가 떨어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그가 돌아왔다. 8년 전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기적을 쏘던 그가 다시금 새벽의 침묵을 깼다. 기대한 만큼 이날 박지성은 안정적인 활약을 보였다. 젊은 선수위주로 구축된 에인트호벤에 ‘경험’이라는 숨을 불어넣으며, 젊은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도록 언제나처럼 뒤를 지켜줬다. 현지 전문가들은 박지성의 헌신적인 플레이에 박수를 보내며 이날 양 팀 합쳐 최우수선수(MOM, Man of the match)로 선정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현지 네덜란드 팬들도 박지성의 복귀 무대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박지성 응원가를 목청껏 부르며 그가 있었던 아인트호벤의 화려한 시절을 추억했다. 당시 박지성과 함께 선수로 활약했던 필립 코쿠 감독 역시 박지성에 대해 “나는 박지성이 어떤 선수인지 잘 알고 있다
아직 에인트호벤은 AC밀란 홈구장인 산시로에서의 2차전(한국시간 29일 3시 45분)이 남아 있다. 그러나 박지성은 부담스런 밀라노 원정을 많이 겪어봤고, 승리까지 얻어낸 기분 좋은 기억이 있다. 그의 선발출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축구팬들은 또 다시 주중 밤잠을 설쳐야하는 기분 좋은 고민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