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임성일 기자] 빛은 바랬지만 의미가 있던 조동건의 활약이다. 국가대표팀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신감을 챙길 수 있는 2골을 터뜨렸다. 소속팀 수원으로서도 고무적인 활약이었다.
수원과 성남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2라운드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공히 만족스럽지는 않은 결과다. 안정적인 상위권 자리매김을 노리던 수원에게도, 상위리그 진입을 위해 갈 길이 바쁜 성남도 아쉬움이 남는 결과다.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더 컸을 선수는 조동건이다. 홀로 2골을 터뜨렸으나 승리로 연결되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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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건이 친정 성남을 상대로 2골을 터뜨렸다. 대표팀에서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자신감을 챙길 수 있는 활약이었다. 비록 무승부로 빛이 바랬으나 의미가 있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역시 스포트라이트는 국가대표팀의 아쉬움을 이겨낸 조동건의 활약이었다. 홍명보호 2기에 발탁돼 지난 14일 페루와의 평가전을 뛰었던 조동건은, 당시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돼 45분을 뛰었으나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또 다시 골 가뭄에 허덕였던 상황과 맞물려 공격수로서 쓴 소리를 함께 들어야했다.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첫 소속팀 경기였고 공교롭게도 전후반을 원톱으로 나눠 뛰었던 김동섭(성남)과의 간접 대결이기도 했다. 이 경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조동건은 전반 16분, 오장은이 오른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위치선정으로 왼발로 밀어 넣으면서 선제골을 터뜨렸고 1-1 상황에서 시작된 후반 5분, 이번에는 헤딩으로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두 번째 골의 도움을 기록한 이가 홍철이었다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경기를 앞두고 서정원 수원 감독은 “아무래도 소속팀 선수의 플레이에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조동건의 A매치를 떠올렸다. 서 감독은 “비록 골을 넣지는 못했으나 조찬호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 준 것을 포함해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는 말로 격려를 보냈다. 이어 “아직 대표팀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말로 박수를 보냈다.
페루전이 열렸던 무대는 수원삼성이 홈으로 쓰고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이다. 어색했던 붉은 물결 속에서는 침묵했으나 익숙하고 든든한 푸른 물결 속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아쉬움을 달랜 조동건이다.
시즌 4-5호골을 한꺼번에 터뜨린 조동건의 활약은 향후 수원의 행보를 위해서도 고무적인 일이다. 라돈치치와 스테보 등 선이 굵은 스트라이커들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수원은 작고 빠른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호흡으로 포인트를 올려야하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서정원 감독은 “정대세가 부상에서 돌아오더라도 이 기조는 변함 없을 것”이라는 말로 현재의 색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팀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는 조동건의 비중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에서 조동건이 필요한 움직임과 결정력을 보여줘야 2선의 산토스나 서정진이 더 편해진다. 그렇게 될 때 또 자신도 팀도 살
중요한 기로에서 조동건이 불을 뿜었다. 조동건은 올 3월, 개막전으로 열린 성남 원정에서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2-1 승리를 이끈 바 있다. ‘친정킬러’라는 수식어가 붙여질 상황이다. 비록 결과는 아쉽지만, 꽤 의미가 있었던 2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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