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카리대가 불러올 나비효과는 과연 어느 정도의 위력일까. 선두 삼성 라이온즈의 기세를 꺾을까.
나비효과는 나비의 날개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을 의미한다. 짐작하지 못했던 소소한 조짐이 예상치 못한 상황이나 순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들을 일컫는다.
![]()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카리대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카리대는 지난 9일 대구 한화전서 1⅓이닝 5피안타 4볼넷 1탈삼진 6실점 난조를 보인 끝에 지난 10일 팔꿈치 뼛조각 통증을 호소하며 1군서 말소됐다. 여러 마운드 운용 계획이 어긋난데다, 후반기 전력 상승의 회심의 조커로 뽑았던 카드가 ‘꽝’이라는 충격도 크다. 카리대가 3경기 평균자책점 27.00으로 보여준 경쟁력을 고려하면 부상에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전력에서 제외되거나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올 시즌 내내 용병 덕을 보지 못했던 삼성이기에 마음 편하게 카리대를 다시 전력 외 자원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불펜이 후반기 다소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 접전이 펼쳐지는 후반기이기에 카리대의 선발 보직 안착은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동시에 용병덕을 보지 못했던 마운드는 그만큼 부담을 지고 시즌을 치렀다.
특히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후반기 핵심 열쇠로 꼽은 차우찬의 보직과 관련된 연쇄적인 도미노 효과와도 관련이 있다. 류 감독은 9일 카리대의 선발 등판 이전 “카리대의 등판 내용이 중요하다. 카리대의 호투 여부와 관련해서 차우찬의 활용법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차우찬이 우리 팀의 후반기 핵심 열쇠이자 숙제”라며 “카리대가 선발로 자리를 잡아준다면 차우찬을 ‘1+1’ 투수나 왼손 필승조, 롱맨, 원포인트 등 전천후 불펜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 |
카리대의 이탈로 후반기 삼성 마운드의 핵심 열쇠였던 차우찬의 활용폭도 좁아졌다. 사진=MK스포츠 DB |
현재 삼성은 권혁과 백정현외에는 뚜렷한 왼손 불펜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권혁은 35경기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26으로 완벽한 믿음을 주기에는 다소 불안하고, 백정현 또한 최근 상승세에도 전체 시즌 성적은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96에 그치고 있다. 긴 이닝과 짧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왼손 투수 차우찬의 불펜 가세가 그래서 더욱 중요했다.
더욱이 삼성은 후반기 공고한 선발 마운드(평균자책점 3.61)에 비해 불펜이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하며 흔들리고 있다. 신용운-안지만-오승환 3인의 필승조는 공고하지만 그들에게 바톤을 넘길 투수들이 부족한 현재다.
시즌 전체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1경기 승패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각 팀 당 40여경기 남짓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1승과 1패의 의미는 남다르다. 매 경기 필승 전략을 내세워야 순위를 지킬 수 있다. 더욱이 삼성은 2위 LG 트윈스에 1경기차로 턱밑까지 추격을 당해 쫓기고 있다.
당장 삼성은 14일 대구 LG전 선발로 9일 한화전서 4이닝을 소화한 차우찬을 예고했다. 카리대의 등판과는 관련 없이 좌타자가 많은 LG타자들을 대비해 예고된 일종의 표적 등판이다. 2승을 한다면 선두 경쟁에 유리해지고 2패를 당한다면 선두 경쟁에 빨간불이 켜지는 중요한 2연전 두 번째 경기서 차우찬을 필승카드로 내세웠다. 당일 등판 내용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차우찬은 향후에도 선발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결국 불펜은 다시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삼성은 남은 시즌 1명의 외국인 선수로만 시즌을 치르게 됐다. 다행인 점은
시즌 중 삼성의 선두 수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외국인 선수의 부재가 왕좌를 수성하려는 삼성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