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전성민 기자] 서울 라이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한여름밤에 가을 야구를 펼쳤다. 2위와 3위팀 답게 수준 높은 경기를 했다. 포스트시즌 같은 팽팽한 긴장감이 잠실구장을 감쌌다. 2000년 이후 13년 만의 동반 4강 진출을 꿈 꿀만 한 두 팀의 경기였다.
LG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두산과의 12차전에서 3-2로 이겼다. LG는 올 시즌 두산과의 상대전적을 6승6패로 맞췄다.
권용관이 9회 홈런으로 드라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시즌 3호. 홈런이 많은 권용관이 아니지만 가운데 높게 들어온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권용관은 자신을 선발 출전시킨 김기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날 두 팀은 막상막하의 경기를 펼치면서 2만 7000석을 가득 메운 잠실팬들을 매료시켰다. 선수들의 경기 만큼이나 응원전도 뜨거웠다.
경기 전까지 나란히 팀 타율 1,2위를 달린 두 팀의 경기는 예상과 다르게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두 팀의 선발 투수들은 호투했다. 두산 유희관은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류제국은 5⅓이닝 8피안타 3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마크했다. 두 선수 모두 수준급의 제구를 보여주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유희관에 끌려가던 LG는 8회에 장타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7회까지 3안타에 그쳤던 LG는 1-2로 뒤진 8회 1사 후 손주인과 박용택이 연속으로 2루타를 쳐내며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9회에는 권용관의 홈런으로 승리에 다가섰다.
LG는 총 7명의 투수를 투입해 두산의 공격을 막아냈다. 지난 이틀 연속 투구를 한 이동현까지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두산 역시 패하기는 했지만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줬다. 두산은 6회 2사 2루에서 대타 정수빈을 기용하는 작전을 펼쳤다. 이 카드는 적중했다. 정수빈은 3루타를 쳐내며 2-1로 팀이 앞서는데 기여했다.
김재호는 6회말 2사 3루에서 정의윤의 안타성 깊숙한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냈다. 두산은 9회말 1사 1, 2루 기회를 만들며 끝까지 추격하는 야구를 했다.
두산과 LG, LG와 두산. 전통적으로 잠실 라이벌전은 뜨겁다. 특히나 올 시즌에는 더욱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2위와 3위의 수준 높은 라이벌전. 두 팀의 야구에서 가을 바람이 불어온다.
두산과 LG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맞부딪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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