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서민교 기자] “제갈량은 너무 감사하다. 그 정도는 아닌데….”
조범현 KT 위즈 초대 감독은 긴장보다는 기대와 여유가 넘쳤다. 신생팀에 대한 부담보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프로야구의 제갈량, 마법사의 수장이 되다’라는 KT 구단이 준비한 현수막 아래서 마이크를 잡은 조 신임 감독의 첫 공식 기자회견 모습이었다.
조범현 KT 위즈 초대 감독이 5일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취임 공식 기자회견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조 감독은 첫 인사말에서 “국내 최대 통신 기업인 KT에 제가 초대 감독으로 선임되어 개인적으로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KT 위즈 야구단을 어떻게 하면 빨리 명문구단으로 기틀을 마련할까 하는 생각에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사랑받을 수 있는 팀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조 감독을 향한 질문은 대부분 ‘조범현표’ 야구 색깔에 집중됐다. 조 감독은 KT 지휘봉을 잡은 뒤 행보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그리고 있었다. 조 감독은 “신생팀이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그것을 통해 젊고 강하고 패기 있는 팀으로 만들겠다”며 “중복 포지션을 피해 선수 스카우트를 하고, 스피드와 마운드, 수비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수차례 시대의 흐름을 언급했다. 프로야구가 예전과 많이 변했다는 의미였다. 조 감독이 생각하는 현대 야구는 스피드였다. 조 감독은 “스피드가 상당히 빨라졌다. 뛰는 것 뿐 아니라 배트, 볼 스피드가 다 빨라졌다. 지금 흘러가는 분위기는 스피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선수 육성에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은 지도자다. KT에서 조 감독을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한 가장 큰 이유기도 하다. 조 감독은 이에 걸맞게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선수를 바라보는 판단력을 꼽았다. 조 감독은 “감독은 선수를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과 향후 2, 3년 뒤에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신생팀의 지옥훈련도 예고했다. 평소 갖고 있는 야구 철학이다. 조 감독은 “내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철학은 모든 것을 훈련을 통해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훈련 속에서 나를 만들고 훈련 속에서 팀을 만들어야 한다”며 “준비할 게 많아 겨울에도 연습을 계속 해야 할 것 같다. 스카우트 미팅 통해 선수들을 직접 보고 시간을 갖고 선수들 파악하겠다”고 엄
프로는 결국 결과로 말해야 한다. 신생팀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조 감독은 “서둘러 1군에 진입할 생각은 없다. 내년에 경기 적응 훈련과 선수단 파악을 한 뒤 준비가 됐을 때 하는 것이 프로야구 흥행을 위해서도 낫다고 본다”면서도 “3년 안에 4강권 안에 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한 각오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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