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희망의 8월이 될 것이라 다짐했지만, 절망이 더 크다. ‘미라클 SK’는 8월이 돼도 보이지 않고 있다.
SK가 8월 들어 이틀 연속 패했다. 지난 1일 NC에게, 지난 2일 두산에게 패했다. 모두 1점차 패배였다. 될 듯 하면서도, 다 잡은 듯 하면서도 안 됐던 비룡군단이다. 분패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게 SK의 현주소다.
36승 1무 44패. 1승이 귀한데 답보 상태다. 4위는커녕 6위 KIA와 3경기차다. 8위 NC에게는 3.5경기차로 따라잡혔다. 현재 4연패다. 한번만 더 지면 시즌 최다인 5연패 수렁에 빠진다. 이제는 7위 자리마저 지키지 못할까, 불안에 떨어야 하는 신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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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다렸던 8월이 됐지만, SK의 승리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SK는 7월 7승 7패를 기록했다. 월별 성적만 놓고 보면, 9개 팀 가운데 공동 4위였다. 그런데 평균자책점은 4.82로 밑에서 세 번째(7위)였다. 타율도 2할6푼6리로 밑에 세 번째(7위)였다. 투타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 8월도 다르지 않다. 2경기를 치른 가운데 평균자책점은 4.50이며 타율은 2할5푼7리였다. 크게 나아진 면이 없다.
SK는 답답했다. 그리고 참으로 속 터지는 경기를 했다. 분명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찬스는 SK에게 더 많았다. 그러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찬스마다 신들린 타격을 펼쳤던 NC 및 두산과는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지난 1일 NC전에서 SK는 4-5로 뒤쫓던 3회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승부처였다. 한방만 터지면 흐름은 완전히 SK에게로 넘어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김상현은 외야 뜬공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4회 2사 1,2루 및 7회 1사 2루에서도 초반 뜨거웠던 중심타선은 해결사가 되지 못했다.
하루 뒤 두산전은 더 가관이었다. SK는 4회까지 두산을 압도했다. 매 이닝 주자 2명이 안타를 치든 사사구를 얻든 출루했다. 1회 가볍게 선취점을 뽑은 SK는 2사 1,2루(2회) 1사 1,2루(3회) 2사 만루(4회)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단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 4회까지 잔루가 무려 8개였다. 추가점을 뽑지 못하면서 스스로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고, 결국 패했다.
단순히 타격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운드도 흔들리고 있다. 선발투수는 퀄리티스타트를 하지 못하고 있다. 김광현이나 크리스 세든이나 부진했거나 구위가 나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미친’ 상대 타선을 봉쇄하는데 실패했다.
수비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게 많았다. 4회 한동민의 그림 같은 호수비도 있었지만, 2회 중계 플레이가 어설퍼 위기를 더욱 키운 면도 있었다. 특히 11회에서는 민병헌의 기습번트 때 수비도 그리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후 김현수와 손시헌에게 잇달아 적시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물론, 이제 2경기를 했다. 경기는 많이 남았다. 우천 순연 없이 예정대로 열린다면, SK는 8월에 22경기를 치러야 한다. 이 가운데 15승 이상을 거둔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SK는 지난해 8월에만 15승 7패를 기록했다. 지난해만큼만 하면, 이만수 감독이 바라던대로 올라갈 흐름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출발이 너무 안 좋다. 지난해에는 8월의 첫 주 성적이 4승 1패였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2승 1무 4패로 부진했으나 8월 들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8월의 첫 2경기도 화끈한 타격(22안타 9사사구 19득점) 속에 모두 승리를 거뒀다. 1년
희망을 키우고자 했던 8월이다. 잘 싸우고도 승리는 놓쳤다. 상대를 밟고 일어서지 못했다. SK의 저력은 보이지 않았다. 8월이 됐지만, 희망의 씨앗이 커가기에는 아직도 모자랐다. 시간이든, 영양분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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