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남들이 거들떠보지 않았던 척박한 땅이었으나 끊임없이 땅을 갈고 돌을 골라내니 그럴싸한 밭이 됐다. 아무리 밭이 됐다한들 그곳에서 변변한 성과물이 나올 수 있을까 의심하는 시선이 대부분이었으나 또 진심으로 물과 거름을 주고 정성으로 아끼니 건강한 싹이 트고 있다.
축구 불모지로 여겨졌던 제주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서서히, 그러나 뚜렷하게 축구의 싹이 자라고 있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다방면에 걸친 구단의 진심어린 노력과 박경훈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의 의지가 드디어 제주도민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모양새다.
무더운 여름과 어울리는 이벤트 ‘Water Cool Party’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구단의 다양한 노력이 불모지 제주에 축구의 싹을 틔우고 있다. 사진=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
박경훈 감독과 제주 구단 프런트는, 제주유나이티드가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매개체가 됐으면 한다는 뜻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밝히고 있다. 제주도의 유일한 프로스포츠 팀인 제주유나이티드가 도민들의 자긍심을 일으킬 수 있는 매개가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안팎으로 뛰고 있다.
제주는 홈경기마다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 외적인 볼거리에도 충실해야한다는 것이 제주 구단의 지향점이다. 지난 5월26일 FC서울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제주는 ‘전쟁’이라는 독특한 컨셉으로 경기를 홍보했다. 지난 5년 동안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서울을 그야말로 전쟁에 임하는 자세로 꺾어보겠다는 의지를 도민들에게 어필하면서 응원을 당부했다. ‘탐라대첩’으로 명명돼 경기장 주변에 장갑차까지 등장했고, 박경훈 감독은 군복에 베레모까지 쓰고 나와 멋진 퍼포먼스를 펼쳤다. 비록 4-4 무승부로 끝났으나 2만명 가까이 모여든 팬들은 멋진 경기와 멋진 이벤트를 모두 즐길 수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제주유나이티드는 프로축구연맹이 올해 신설한 ‘팬프랜들리 클럽(Fan-friendly Club)상’의 최초 수상팀이 되기도 했다. 2013년 K리그 슬로건인 ‘Talk about K LEAGUE’에 맞춰 ‘팬과 함께 소통하며 공감하는 K리그를 만들자’는 취지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한 구단을 선정한 것으로 꽤 의미 있는 상이다.
단발적인 노력이 아니다. 제주는 매번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여름과 함께 제주가 마련한 컵셉은 ‘Water Cool Party’. 지난달 21일 인천과의 홈경기부터 시작된 ‘Water Cool Party’는 무더위와 열대야로 지친 제주도민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다. 홈구장인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여름 시즌에 어울리는 엔터테인먼트 요소(축구경기장+물놀이 시설)를 입힌 것으로, 쉽게 말해 물놀이를 즐기며 축구를 볼 수 있는 장치다.
경기 시작전(양팀 소개 전)과 하프타임에 Water Time를 갖고 물총을 쏠 수 있는 워터맨을 관중석 곳곳에 배치, 팬들이 물세례를 받는다는 컨셉이다. 워터맨은 도내 연극배우와 학생등으로 구성해 악당 캐릭터를 적극적으로 어필해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워터파크에서 물놀이 에어바운스와 수영장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다. Cool Zone에서는 워터 쿨팬이 준비됐고, 경기 중에는 40m 물대포 발사 및 소방호스 물세례로 관중들의 무더위를 쉴 새 없이 식혀준다. 이미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Water Cool Party’는 오는 3일 7시 열리는 전남과의 홈경기에서도 다시 재현될 계획이다.
이런 노력이 변화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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