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류제국은 우완 정통파 투수다. 그런데 주무기 체인지업은 정통이 아니다. 꺾이는 각이 특이하다. 낯선 국내 데뷔 시즌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현란한 체인지업이다.
류제국은 올 시즌 국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도전을 접고 유턴한 한국 무대에서 팔꿈치 수술 공백을 깨고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10경기 선발 등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지만, 불안을 지운 성과다. 류제국 스스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승리를 부르는 남자’로 불리며 LG의 돌풍을 이끌고 있다.
LG 트윈스 투수 류제국의 특화된 체인지업은 마이너리그 시절 피땀 흘린 노력의 성과였다. 사진=MK스포츠 DB |
확실한 주무기도 있다. 류제국을 처음 상대하는 타자들이 가장 껄끄러운 것은 바로 체인지업이다. 일반적인 체인지업과 달리 꺾이는 각도가 특이하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떨어지는 궤적의 각이 크다. 마치 커브나 싱커와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류제국의 체인지업 비밀은 손가락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오른손 검지손가락의 위치다. 류제국은 “좌우 타자에 따라 검지를 업 앤 다운 하면서 각을 조절한다”고 귀띔했다. 감각적으로 검지손가락을 움직여 상대 타자에 성향에 따라 꺾이는 각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 그는 “메이저리그 코치들도 내 체인지업은 좀 이상하다고 하더라”고 했다.
류제국의 체인지업은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하며 오랜 노력 끝에 얻은 결실이다. 류제국은 “싱글A 시절 코치가 손가락 세 개를 사용한 직구부터 투구 훈련을 시켰다. 이후 자연스럽게 체인지업을 연습했는데, 3년 동안 피땀을 흘려가며 체인지업만 던진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어 “절대 포기하며 안된다. 난 경기에 나서서 실전 훈련을 했다. 안타를 맞아도 포기하지 않고 던졌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싱킹이 되면서 더 많이 꺾이더라. 나만의 체인지업이 된 것”이라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LG는 올 시즌 류제국을 영입하면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차명석 투수코치도 “올 시즌이 아니라 내년 시즌을 바라보고 등판시키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류제국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위해 마이너리그에서 끊임없이 쌓아온 탄탄한 기본기 덕분이다. 노력으로 일궈낸 특화된 체인지업은 덤이다. 류제국은 “어린 후배들이 자신 만의 공을 가지려면 그 공을 완성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는 노력 없이는 안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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