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정(SK)이 점점 안 보인다. 실종 신고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개인 타격 부문 경쟁 이야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루를 제외하고는 타격 전 부문 상위권을 도배했던 최정이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최정이었다. 그만큼 ‘군계일학’이었다. 엄청난 퍼포먼스와 함께 이대로라면 MVP는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그런데 최정이 보이지 않는다. 1일 현재 타율, 홈런, 타점, 득점, 안타, 출루율, 장타율, 도루 등 8개 부문 톱5에서 최정의 이름을 찾는 건 이제 손으로 헤아릴 정도다.
도루를 제외하고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판타스틱한 시즌을 보내고 있던 최정이다. 하지만 7월 부진을 겪으면서 하나둘씩 타이틀 경쟁에서 밀려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타율은 1위 채태인(삼성·3할7푼4리)과 5푼3리나 차이가 난다. 타격왕은 쉽지 않아 보인다. 홈런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지난 10일 삼성전 이후 홈런 소식이 끊겼다. 9경기 연속 무홈런이다. 홈런(21개) 공동 선두인 박병호(넥센), 최형우(삼성)가 홈런쇼를 펼치는 와중에 최정은 조용하다.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던 장타율도 1푼4리 차이로 박병호에게 내줬다.
타점도 득점도 안타도 1위와는 차이가 확연하다. 뒤쫓기에는 다시 한 번 엄청난, 아니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해야 한다.
최정이 1위에 올라있는 건 딱 출루율 하나다, 출루율 4할4푼8리로 선두에 올라있다. 그러나 ‘굳건히’라는 표현과는 거리가 있다. 이마저도 내줄지 모른다. 2위 채태인이 4할4푼6리로 2리 차이로 뒤쫓고 있다. 5월 이후 안타 머신이 된 채태인의 페이스를 고려하면, 얼굴이 뒤바뀌는 건 시간문제다.
최정이 타격 부문 톱5에서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는 건 경쟁자가 워낙 잘 하고 있기도 하나, 최정 스스로 부진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최정의 7월 성적은 이전과 비교해 상당히 떨어졌다. 타율 2할6푼5리 13안타 2홈런 7타점 9득점 6도루였다. 사구는 변함없이 꾸준하고 볼넷도 9개였다. 올스타 브레이크와 장마로 경기수(14경기)가 많지 않았다는 걸 고려하면, 상대의 집중견제가 매우 심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나, 최정의 타격은 분명 내림세다. 안타, 홈런, 타점, 득점 등이 5월을 기점으로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7월 14경기에서 무안타 경기는 딱 4번이었다. 안타를 잘 치고 있지만 몰아친 적은 많지 않았다. 7월 멀티히트를 기록한 건 딱 2번이었다.
SK는 NC 다이노스에게 연패를 하며 7월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36승 1무 42패로 여전히 7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위 두산 베어스와는 6.5경기차다.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으며 승패 계산도 –6으로 다시 늘었다. SK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역시 ‘해결사’ 최정의 활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최정이 7월 부진을 털어내고 8월 비룡군단에 날개를 달아줘야 한다. 타이틀 하나라도 차지하는 게 목표라던 최정으로서도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선 분발이 필요하다.
※최정의 타격 부문 성적 및 각 부문 선두 비교 | *8월 1일 현재
타율 3할2푼1리(5위) | 채태인 3할7푼
홈런 18개(3위) | 박병호-최형우 21개
타점 56점(7위) | 박병호 72점
득점 55점(4위) | 오지환 64점
안타 85개(13위) | 손아섭 105개
출루율 4할4푼8리(1위) | 채태인 4할4푼6리
장타율 5할7푼4리(2위) | 박병호 5할8푼8리
도루 14개(18위) | 김종호 3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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