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국가대표팀 감독이었을 때 최강희 감독은 제3자 입장에서 K리그를 지켜봤다. 한 발짝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각 팀들을 살필 수 있었다. 전북 뿐 아니라 다른 팀들도 냉정히 볼 수 있었다. 직접 장기를 둘 때는 잘 보이지 않던 수가 훈수하는 사람 입장이면 쏙쏙 들어오는 법이다.
하지만 이러쿵저러쿵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 입장을 알기에 물어볼 수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다른 팀들을 편하게(?) 견제할 수 있는 K리그 클래식 전북의 감독이다.
전북 사령탑으로 돌아온 최강희 감독이 포항 인천 제주를 주목할 팀으로 꼽았다. 공통점이 있었다. 베스트 멤버들이 오래도록 호흡을 맞추고 있는 팀들이다. 사진= MK스포츠 DB |
이제 상대를 해야 할 전북의 감독 입장에서 만만치 않겠다고 느껴지는 팀은 어디인지 꼽아 달라 했다. 쉽게 말해, 강하다고 느끼는 팀은 어디냐는 질문이다. 최강희 감독의 입에서는 어렵지 않게 몇 팀의 이름이 나왔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최강희 감독은 “포항 제주 인천 같은 팀들은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그 이유는, 베스트 멤버들이 몇 년간 꾸준하게 호흡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팀들이 꾸준히 간다”는 견해를 전했다. 최 감독의 분석은 일리가 있다.
15라운드 현재 포항은 1위기고 인천은 3위 그리고 제주는 4위다. 나란히 상위권에 올라 있는 이 팀들은 최강희 감독의 말마따나 감독과 주요 멤버들의 호흡이 다른 팀들에 비해 긴 편이다.
황선홍 감독이 3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는 포항은 지난해 FA컵 우승 및 정규리그 3위 멤버와 현재의 멤버가 대동소이하다. 노병준 박성호 신광훈 신화용 이명주 황지수 황진성 고무열 등 올해 신인들을 제외하면 베스트 멤버들이 그대로 호흡을 맞추고 있다. 어차피 외국인 선수도 없다. 그 호흡이 결국 안정된 전력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최강희 감독의 판단이다.
4년째를 맞이한 박경훈 감독의 제주도 봉길매직이라 불리는 인천도 스쿼드의 변화가 다른 팀들의 비해 적다. 많이 영입한 선수도 없으나 특별한 누수도 없다. 이른바 대형선수의 수급은 없으나 자연스럽게 ‘팀’으로서의 내공이 쌓이면서 좋은 결과물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최강희 감독은 특히 “그런 팀일수록 수비 조직력이 없다. 수비가 안정이 되어야 꾸준한 성적이 가능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실제로 포항과 인천과 제주는 ’짠물수비’에 가깝다. 15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포항과 인천은 16실점만 허락했고 제주 역시 18실점에 그쳤다. 부산과 전남의 15실점을 제외하면 가장 적은 기록이다. 일리 있는 분석이다.
최강희 감독은 웃으면서 “FC서울을 빼놓았다고 최용수 감독이 섭섭해 하려나?”는 말을 덧붙였다. 지난해 우승멤버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서울도 뒷심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에둘러 전한 것이다.
흥미롭게도 최강희 감독이 언급한 팀들과 전북의 상황은 대조적이다. 올 시즌 스쿼드의 변화가 가장 컸던 팀은 전북이다. 게다 부상자
어쩌면, 헌재 전북의 아킬레스건을 포항 인천 제주의 상황에 빗댄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한 스쿼드의 흔들림을 서둘러 잡아야하기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봉동이장의 복귀가 예상보다 빨라졌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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