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파격의 중심은 올 시즌 처음으로 톱타자를 맡은 내야수 김용의였다.
김기태 LG 감독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처음으로 시도하는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선발 1번타자로 오지환도 박용택도 아닌 김용의의 이름을 올린 것. 김용의로서는 올해 한 번도 서보지 못한 타선이다. 대신 오지환은 7번으로 빠졌고, 2번은 박용택이 맡았다. 김 감독은 “오지환의 컨디션 조절 차원”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LG 트윈스가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으로 29일 잠실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3-0으로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톱타자 선발로 첫 출장한 김용의가 있었다. 김용의가 1회 좌전안타를 때린 뒤 김인호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LG의 첫 안타는 1회 선두타자로 나선 김용의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김용의는 SK 선발 백인식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4구째를 결대로 밀어쳐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1사 후 이진영의 우전안타 때 가볍게 3루까지 질주했다. 하지만 후속 타자의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3회 삼진으로 물러난 김용의는 5회 귀중한 선취점 획득에 한 몫했다. 1사 1루서 탁월한 선구안으로 볼넷으로 걸어나가 1, 2루 기회를 만들었다. 4회까지 완벽투를 선보이던 백인식도 크게 흔들렸다. 박용택에게 볼넷, 이진영 타석 때 폭투를 하며 첫 실점을 했다. 김용의가 테이블세터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덕이었다.
이후 김용의의 톱타자 진가는 2-0으로 앞선 7회 나왔다. LG는 현재윤의 2루타로 7회 무사 2루 찬스를 잡았다. 김용의는 바뀐 투수 진해수를 상대로 번트 자세를 잡았다. 쐐기점을 뽑기 위한 희생번트 작전을 위한 것. 김용의는 진해수의 초구가 몸쪽으로 높게 제구되면서 방망이를 갖다 댔다. 어정쩡한 자세였지만. 기막힌 번트가 나왔다.
3루쪽으로 향한 공은 데굴데굴 굴러 3루수 최정 앞에 도착했다. 번트 수비를 하려다 김용의의 제스처를 보고 다시 3루로 귀루하던 최정의 허를 찌른 내야안타였다. SK 불펜은 김용의의 번트 안타 이후 또 크게 흔들리며 이진영과 정의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고, 김용의는 이병규(9번)의 희생플라이 때 빠른 발로 홈을 파고들어
김 감독의 파격적인 라인업의 승리였다. LG는 이날 8안타를 기록했지만, 시원한 득점 연결은 6회 이병규(9번)의 2루타와 정성훈의 적시타 뿐이었다. 답답한 경기 속에서 LG가 4-0으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내야를 흔들며 톱타자 역할을 해낸 김용의의 역할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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