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임성일 기자] 승리의 파랑새로 통하는 ‘루키’ 이석현이 2골을 터뜨린 인천이 선두 포항을 잡고 리그 2위로 점프했다. 먼저 골을 내주고도 경기를 뒤집었던 내용이다. 설기현도 없었고 이천수도 없었다. 인천은 확실히 강해졌다.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포항의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경기는 선두권 판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맞대결이었다. 선두 포항은 달아나야했고 잠시 주춤했던 4위 인천으로서는 재도약이 필요했다. 승패에 따라 포항의 독주체제 구축이냐 선두권의 혼전이냐가 결정될 수 있었다. 결과는 후자였다. 포항은 발목이 잡혔고 인천은 포항을 승점 3점차로 추격했다.
인천이 선두 포항을 잡고 정규리그 2위로 점프했다. 승리의 파랑새로 통하는 루키 이석현이 2골을 뽑아내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인천)= 김영구 기자 |
김태윤이 소유한 공을 끈질기게 따라붙어 뺏어낸 박성호가 마크맨 없이 자유롭게 골문 앞에 있던 황진성에서 패스를 내줬고 이른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뜨렸다. 권정혁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다소 앞으로 나온 것을 착안한 박자 빠른 슈팅 센스가 돋보였던 득점이었다.
하지만 인천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루키’ 이석현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반 27분 디오고의 빗맞은 왼발 슈팅이 외려 어시스트가 됐다. 오른쪽 골포스트를 벗어나려던 찰나 끝까지 집중력을 가지고 쇄도했던 이석현이 골문 안으로 방향을 바꿔 놓으면서 다시 균형추를 맞췄다. 지난 라운드에서 성남에게 1-4로 패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은 인천으로서는 부담을 더는 값진 동점골이었다.
이후로는 팽팽한 경기 양상이 펼쳐졌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남일을 중심으로 하는 인천의 허리와 패기 넘치는 신예 이명주가 중심이 된 포항의 허리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밀리지도 않으면서 박진감 넘치는 허리싸움을 선보였다. 왜 두 팀이 올 시즌 꾸준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지 입증하는 경기 내용이었다.
전혀 위축됨 없이 선두 포항과 맞서던 인천은 결국 경기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후반 13분 디오고가 살짝 내준 패스를 이석현이 페널티에어리어 전방에서 잡아 지체 없이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고 그야말로 빨랫줄처럼 날아간 공은 신화용 골키퍼가 몸을 날렸으나 오른쪽 구석으로 그대로 빨려 들어갔다. 역전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25분 박성호를 빼고 배천석을 투입했다. 다른 팀들의 추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포항은 승점이 반드시 필요했다. 무승부 이상의 결과를 얻는다면 14개 클럽 중 최초로 승점 30점 고지를 밟는다는 상징적인 이정표도 세울 수 있었다. 하지만, 인천은 결코 호락호
후반 중반 이후부터 뒷문 단속에 집중했던 인천은 결국 포항의 두드림을 끝까지 잘 막아내면서 2-1 승리를 지켜냈다. 승점 26점을 쌓은 인천은 경기가 없었던 울산(24점)을 밀어내고 2위까지 도약했다. 반면 포항은 29점에서 발목이 잡혔다. 승점 30점 고지 점령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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