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휴식기가 독이었을까. LG 트윈스의 상승세가 한 풀 꺾였다. 한 점차 승부서 강했던 LG의 역전 드라마는 없었다.
LG는 지난 38일간 가장 화끈했던 팀이다. 신바람 야구로 폭주했다. 9연속 위닝시리즈 달성과 함께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후 달콤한 나흘간의 휴식을 마치고 돌아왔다. 28일 잠실 SK 와이번스와의 여기를 앞두고 LG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차분하게 늘 하던대로 훈련에 임했다. 평소 훈련 시간보다 30분 빨리 그라운드에 나와 수비 훈련부터 착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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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 경기, 2회말 2사 2루에서 SK 선발 김광현이 연속으로 2루 견제동작만 취하자 2루주자 이병규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리즈는 2, 3회 각각 1실점씩 내줬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놓은 이후 연속 안타를 맞고 아쉬운 실점을 했다. 구위에 큰 문제는 없었다. 최고 구속은 160㎞에 육박하는 158㎞를 찍었고, 볼넷도 1개만 기록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LG는 경기 내내 정타를 때리고도 안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흔히 ‘경기 운이 없다’고 한다. 상승세를 탈 때는 빗맞은 타구도 안타로 연결됐지만, 이날 타구는 공교롭게 SK 외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또 두 차례 잘 맞은 타구도 상대 선발 김광현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 기회를 놓쳤다.
첫 번째 아쉬운 순간은 6회였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간 김광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역전 기회였다. 오지환과 정성훈이 연속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다. 박용택-정의윤-이병규(9번)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차례.
앞선 타석에서 2안타를 만들어냈던 박용택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웃카운트 1개를 잃었다. 이어 정의윤이 김광현의 볼을 절묘한 타격으로 좌전 적시타를 만들어내며 4번타자의 제 몫을 해냈다. 이날 첫 득점이자 1-2로 추격에 나선 귀중한 득점이었다. 하지만 믿었던 이병규가 3루 파울 플라이로 돌아선데 이어 문선재 대신 타석에 들어선 대타 이병규(7번) 작전도 엇나갔다. 이병규는 바뀐 투수 박정배가 견제 실책으로 만든 2사 2, 3루 역전 찬스에서 6구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해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LG는 불펜을 총가동했다. 이상열-이동현-류택현-정현욱-봉중근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이 휴식기 이후 마음껏 공을 뿌렸다. LG의 불펜은 강했다. 불펜 ‘쌍둥이 5형제’는 4이닝 동안 단 3피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9회말 마지막 LG의 공격.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선두타자로 나선 정의윤이 SK 마무리 박희수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정의윤은 대주자 이대형으로 교체됐다. 이병규(9번)의 헛스윙 삼진 아웃. 하지만 ‘대도’ 이대형이 2루를 훔치며 1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만들었다.
‘빅뱅’은 없었다. 이병규(7번)가 4구 헛스윙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이병규는 두 차례 기회를 모두 날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긴 상황에 나선 지명타자 이진영도 2구째 우익수 뜬공으로 돌아서며 마지막 기회마저 날렸다.
LG의 ‘불금(불타는 금요
LG는 휴식기 이후 승리를 따내는데 실패했지만, 무실책 경기로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SK를 괴롭힌 것에 위안을 삼았다. 김기태 LG 감독은 “내일 경기 잘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밝혔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