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이 극심한 제구력 난조로 부진했으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세든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6피안타 6사사구(1사구 포함)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넥센의 강타선을 2점으로 막아냈으나, 투구 내용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세든은 ‘넥센 킬러’였다. 올해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14이닝 동안 12피안타 4볼넷 16탈삼진으로 넥센 타선을 꽁꽁 묶었다. 평균자책점도 1.29로 ‘짠물 투구’를 펼쳤다.
SK의 세든은 평소와 다르게 제구력 난조를 보이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사진(목동)=김영구 기자 |
하지만 세든은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평소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칼날 같은 제구력은 실종됐다. 제구가 안 돼, 경기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툭하면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 위기의 연속이었다.
4회까지 매 이닝이 어려웠다. 물 흐르듯 넘어간 적이 없었다. 1회 박정권과 조인성의 3점 홈런으로 6점을 등에 업고 마운드 오른 세든이나, 처음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위기관리 능력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단했다. 무수한 위기에서도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 1사 후 서동욱(안타), 오윤(볼넷), 박병호(볼넷)를 잇달아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세든은 강정호를 삼진으로, 유한준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작은 고개에 불과했다. 세든은 2회 제구력 난조 속에 허무하게 실점했다. 다시 맞은 1사 만루 위기에서 서동욱을 삼진으로 잡으며 잘 넘기는가 싶었지만, 오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것. 그나마 박병호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대량 실점을 면했다.
3회 1사 2루 위기를 넘긴 세든은 4회 또 다시 만루를 초래했다. 이번엔 볼넷이 아닌 안타를 맞기 시작했다. 이택근에게 2루타, 서동욱에게 번트안타를 허용하며 1,3루 위기를 맞았고, 오윤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박병호를 걸어 내보내며 다시 루사에는 주자가 꽉 찼다. 숨 고르기조차 버겁던 세든은 강정호를 2루수 땅볼 병살타로 가까스로 대형 화재를 피했다.
투구수가 90개를 넘어서니, 그제야 안정감을 갖췄다. 그리고 예리한 각도로 휘는 체인지업으로 넥센 타선을 잠재웠다. 5회 공 10개로 첫 삼자범퇴를 하며
팀이 6-2로 앞서며 힘겹게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한 세든은 6회 시작과 함께 전유수에게 공을 건넸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데다 투구수가 지나치게 많았다. 1회부터 33개의 공을 던진 세든은 4회까지 투구수가 93개였다. 투구수 관리에 애를 먹은 세든은 103개의 공으로 5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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