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참 재밌는 경기 많이 했네요. 그렇죠?”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이 휴식기가 돼서야 모처럼 여유있게 웃었다. 휴식기 이전까지 38일 동안 9연속 위닝시리즈(22승9패)를 장식한 수장의 머릿속에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놓칠 수 없는 짜릿한 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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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LG 트윈스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김기태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초짜’ 딱지를 뗀 김기태 감독의 프로 2년차 평가도 달라졌다. 김 감독의 ‘형님 리더십’이 재조명되면서 LG의 긍정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LG는 ‘즐기는 야구’를 강조한다. 그 시작은 김 감독의 작은 생각, 작은 행동에서 비롯됐다. 김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은 뒤 한결같이 가족과 신뢰를 강조했다. 감독의 권위를 버리고 막내부터 최고참까지 상하관계의 선을 없앴다. 특히 각 파트별 코치들의 역할을 지극히 존중한다. 김 감독은 늘 “나보다 코치를”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10년째 포스트시즌 좌절 이후에도 “선수들 사이에서 믿음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했다.
그런 믿음의 결과는 올해 LG의 야구를 들여다보면 나온다. 선수들 스스로 즐기는 야구를 즐길 줄 알게 됐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감독의 마음을 먼저 이해해주고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정말 고맙다.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뛰면서 야구를 즐길 줄도 알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경기를 하면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했다. 선수들이 시키지도 않은 작전을 알아서 할 때가 많기 때문. 특히 찬스 때 스스로 희생하는 번트가 대표적 사례다. 김 감독은 “요즘은 선수들한테 야구를 배우고 있고, 또 배워야 할 것 같다. 작전을 내지도 않았는데 자기들이 알아서 다 한다”며 농을 던진 뒤 “언제 팀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독이 따로 할 게 없다”고 껄껄 웃었다.
김 감독은 특히 베테랑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크다. 김 감독은 “주장 이병규의 영향은 정말 크다.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갈 때마다 한 마디씩 말을 걸어주는 것 자체가 팀 분위기를 만드는데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며 “다른 고참 선수들도 일단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양보하는 마음과 행동이 고맙기만 하다”고 했다.
김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칭찬을 늘어놓으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낮췄다. 아직은 모든 것이 조심스럽기만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사실 전반기까지 5할 승률 정도만 맞추고 후반기에 승부를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해줘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좋은 성적이 났다”면서도 “아직은 진행 중일 뿐이다. 작은 것 하나에도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김 감독은 주가가 높아진 자신의 평가에 대해서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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