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여름사나이’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가 14일만의 극적인 11호 동점홈런으로 뒤쳐졌던 홈런레이스에 다시 불을 지폈다.
이대호는 23일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9회초 시즌 11호 홈런을 터뜨렸다. 특히 6-7로 뒤지던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이부의 최강 마무리 데니스 사파테의 시속 149km 가운데 몰린 직구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타구는 세이부돔 가장 깊은 외야 중앙 펜스를 훌쩍 넘겼다. 9일 요코하마와의 교류전 이후 14일만의 홈런포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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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사나이’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의 방망이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MK 스포츠 DB |
특히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 해 7월에만 9개의 홈런을 집중시켰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최다 홈런 기록인 44홈런을 몰아친 2010년에는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6월부터 8월까지 세달 동안 31개의 홈런을 몰아치기도 했다.
이대호는 11홈런으로 퍼시픽리그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닛폰햄 파이터스의 쌍포이자 공동 1위인 나카타, 아브레이유의 17개와는 6개 차이다. 언뜻 보기에는 많은 수치지만 시즌 초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려 여름에 폭발하는 이대호의 특성을 놓고 볼 때 큰 차이가 아닐 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다른 타격 성적들도 훌륭하다. 이대호는 타율 3할2푼6리(4위) 42타점(5위)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이대호는 23일 경기서 연장 11회 무사 1,2루서 고의사구성 볼넷을 얻어내기도 했다. 세이부 배터리는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무사 1,2루 상황임에도 여지없이 이대호를 걸렀다. 이대호에 대한 경계심을 넘어 경외심까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오릭스는 이대호의 홈런포를 시작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불펜진 난조로 결국 9-9 무승부
‘여름’이 반가운 이대호의 방망이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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