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SK가 믿기지 않는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8일 두산을 상대로 한 10점차 뒤집기에 비할 바는 아니나, 짜릿한 역전 드라마였다. 6회까지 롯데 마운드에 철저하게 봉쇄당했던 타선이 7회 들어 잠금 해제되며 폭발했다.
롯데 마무리 김성배를 무너뜨렸다. 김성배는 이 경기 전까지 9경기 연속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했다. 최근 경기력만 놓고 보면, 오승환(삼성)-봉중근(LG)-손승락(넥센)도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 그런 김성배를 SK는 9회 2루타 2방으로 주저앉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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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박희수는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SK 불펜 운용의 묘는 아쉬웠다. 사진=MK스포츠 DB |
SK는 7회 0-3으로 뒤지다가 3-3 동점을 만든 뒤 8회 투수를 교체했다. 선발 크리스 세든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 데다 118개의 공을 던져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르기 어려웠다.
SK는 박정배를 두 번째 투수로 내세웠다. 박정배는 전준우에게 2루타를 맞았으나, 강민호와 박종윤을 각각 3루수 땅볼과 삼진으로 아웃시켰다.
박정배의 구위는 괜찮았다. 그런데 대타 박준서 카드를 꺼내자, SK는 고의사구를 택했다. 박준서는 19일과 20일 경기에서 결승타를 치며 대타로서 주가를 드높이고 있었다지만, 승부를 일찌감치 포기했다.
SK는 다음 타석의 대타 김대우를 골랐으나, 박정배는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볼넷을 허용했다. 2사 2루가 2사 만루로 돌변한 것이다. 작은 불씨가 큰 불이 되자, SK는 부랴부랴 박희수를 소방수로 투입했다.
어깨가 덜 풀렸는지, 그리고 위기가 부담스러웠는지 박희수의 첫 공은 실투였다. 박희수가 던진 공은 이승화의 몸으로 향했다. 허무한 밀어내기 실점이었다.
박희수는 황재균을 삼진으로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그리고 타선의 도움으로 시즌 첫 승도 올렸다. 하지만 찝찝함은 금할 수 없다.
SK에 불펜 자원이 모자랐던 건 아니다. 19일과 20일 경기에서 불펜은 3⅓이닝을 책임졌다. 박희수(1이닝), 진해수(⅓이닝), 최영필(1이닝), 전유수(
극적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뒷만이 개운치 않은 경기였다. SK로선 결정적인 미스로 내줄 경기를 잡았으니, 천운이 따른 승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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