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지난 19일 잠실 롯데-두산전 5-5로 동점을 이룬 5회. 김시진 롯데 감독이 코칭스태프를 향해 말했다. “지금 불펜에서 누가 준비하고 있냐?” 코칭스태프는 “김승회요”라고 답했다. “또 김승회야?” 김 감독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틀 쉬어서 괜찮아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날 김승회는 5회말 2사 2루 역전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이닝을 정리한 뒤 1⅓이닝 동안 공 12개로 무실점 호투하며 분위기를 전환시켰다. 롯데는 6회에만 6점을 몰아치며 13-6의 완승을 거둬냈다.
프로야구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중간 계투로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는 투수 김승회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요즘 김승회에게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한다. 2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승회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명투수 출신의 김 감독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투수들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 김 감독은 “승회도 당연히 선발을 하고 싶을 텐데 지금 팀 사정상 선발을 시킬 수가 없는 형편”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문제는 중간 계투의 부진이다. 김사율이 컨디션 난조로 2군으로 내려갔고, 믿었던 정대현도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마무리 김성배 앞에 버텨줄 구원 투수가 없다. 김 감독은 “정대현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 김성배 앞에까지 누가 가야 하는데 그럴 선수가 없다”며 “처음부터 지고 있는 것과 이기다 뒤집히
이어 김 감독은 “중간 계투만 정상화가 되면 김승회도 선발로 가능하다. 4~5선발로 능력은 충분한 선수이기 때문에 더 안타깝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묵묵이 등판을 준비하고 있는 김승회가 든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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