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모두에게 아쉬움을 남겼던 최강희호의 마지막이지만 특히 김남일에게는 더욱 씁쓸한 기억이 됐다. 3년여만의 대표팀 복귀, 본인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시선과 기대 속에서 최강희호에 합류했으나 김남일은 지난 5일 레바논 원정에서의 풀타임 이후 부상으로 7, 8차전에 나서지 못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 그래서 센추리클럽 가입을 2경기 앞두고(98회 출전) 멈췄다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팀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것이 미안할 뿐이다.
![]() |
김남일이 최강희호의 마지막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최강희 감독님을 비롯한 모두에게 미안할 뿐이라며 씁쓸한 소감을 전했다. 사진(상암)= 김재현 기자 |
하지만 20일 만난 그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아무래도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의 마지막 최종예선 경기가 머리에 남은 까닭이다.
김남일은 “아쉽고, 미안하다. 특히 최강희 감독님께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말로 안타까움을 전했다.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 그는 “소집된 이후 거의 매일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다”는 말로 책임감을 다 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이란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는데, 바로 뒤 관중석에서 누군가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상황을 중계하는 것이 들렸다. 우즈벡이 골을 계속 넣고 있는데, 정말 죽을 맛이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카타르에게 5-1로 승리를 거둔 우즈벡이 1골을 더 넣었다면, 한국이 1실점을 더했더라면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을 회상한 것이다.
김남일은 “만약 최악의 상황이 발생해 월드컵에 나가지 못했다면, 정말 한국에 있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도 전했다. 김남일의 책임은 아니지만, 최고참으로서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지고 임했다는 방증이다. 때문에 밖에서 들려오는 ‘선수단 분열’에 대한 분위기에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전혀 문제가 없었고 후배들도 모두 예의바르게 행동했다. 왜 밖에서 자꾸 분열을 말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면서 “외부에서 그러면 전혀 득 될 것이 없다. 모두가 집중해야하는데 불협화음을 말하니 선수들도 뒤숭숭했다”는 말과 함께 확인되지 않고 넘겨짚는 외부의 시선을 지양해
한편, 김남일을 비롯해 차두리 김신욱 정대세 등 K리그 클래식 올스타들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챌린지 올스타들과 ‘별들의 잔치’를 갖는다. K리그 30주년을 기념해서 열리는 이번 올스타전에는 기성용 이청용 구자철 윤석영 등 K리그 출신 유럽파들도 참가해 행사를 빛낼 예정이다.
[lastuncl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