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표권향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7연패에 빠졌다. 단독 선두를 달리던 넥센은 삼성에게 1위 자리를 내줬고 일주일 새 3위 LG와 6.5경기 차에서 2.5경기로 좁혀졌다. 연패의 압박 속에서 선수단이 느끼는 심리적 부담감은 날이 갈수록 커졌다. 누구보다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 하지만 염 감독은 이런 위기 속에서도 선수 안배를 가장 우선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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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마무리캠프부터 선수 개개인에게 포지션별로 주전과 백업으로 보직을 나눠 꾸려갔다. 넥센은 상황에 따라 미리 준비된 선수들로 경기를 풀어 그 효과를 발휘했다.
그러나 팀 내 불미스러운 사고가 잇달았다. 김민우, 신현철의 음주사고와 김병현의 퇴장, 심판의 오심까지 겹쳤다. 선수단은 심신의 피로와 경기력 저하 현상을 일으켰고 급기야 팀 최다 연패에 빠졌다.
그 와중에도 염 감독은 선수들의 안배를 위해 보유한 카드를 아꼈다. 시즌 초반 ‘염경엽식 야구론’이 대두되며 초보 감독 답지 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염 감독이지만 일 순간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자칫 '자질 논란'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염 감독은 “‘연패를 해도 최대한 지키자’가 원칙이었다”며 무리해서 경기 운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넥센은 지난 14일 잠실 LG전 9회 말 2아웃 2사 2,3루에서 문선재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졌다. 이때 3-3 동점에서 마무리 손승락을 등판시키지 않은 것을 놓고 넥센팬들의 원성이 컸다.
염 감독은 “(이)보근이가 이겨주길 바랐다. 중간투수를 아껴야 남은 2연전을 유리하게 운영할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는 초보다운 생각이었다”며 자신을 질책했다.
이어 염 감독은 “장기전을 봤을 때 마무리 투수를 아끼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나도 고민 많이 했다”고 했지만 이내 “(손)승락이가 고개 숙이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 같았다. (손)승락이까지 힘들어질 거라 생각해 걱정이 앞섰다”며 한 숨 지었다.
최근 경기까지 자신의 경기 운영방식을 고수했던 염 감독은 선배들의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다. 염 감독은 “대부분의 조언에서 연패는 최대한 빨리 끊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팀이 강해지려면 지금 이 순간을 이겨내야 한다” 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무거운 염 감독이다.
염 감독 머릿 속에는 연패의 두려움 속에서도 여전히 선수들이 느낄 부담을 걱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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