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또 악재인가. 이번엔 결정적 오심이다. 끝났어야 할 이닝에 무려 8실점을 허용하고 무너졌다.
이날 나이트는 4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고 있었다.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0-0으로 팽팽히 맞선 5회가 문제였다. 이병규와 윤요섭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손주인의 희생번트와 오지환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는 계속됐다. 이어 김용의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아웃카운트 1개만 남겨뒀다.
결정적 오심 논란을 일으킨 시점은 박용택 타석 때였다. 나이트는 2구째 박용택의 3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3루수 김민성은 다이빙캐치 호수비에 이어 여유있게 2루로 공을 뿌렸다. 2루수 서건창은 2루 베이스를 밟은 상태에서 공을 잡은 뒤 이닝 종료로 판단하고 3루 더그아웃으로 뛰어들어가는 동작을 취했다.
하지만 이때 상황은 역전됐다. 박근영 2루심이 세이프 판정을 내린 것. 서건창은 그대로 멈춰 당황했다. 이후 나이트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했다. 포수 허도환이 가까스로 말릴 정도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더그아웃을 박차고 뛰어나와 항의했다. 하지만 심판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나이트의 첫 실점.
허도환이 나이트를 진정시키며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 하지만 나이트는 평정심을 잃었다. 이어진 2사 만루 위기서 정의윤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밀어내기로 추가 실점한 뒤 이병규(9번)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다. 살얼음판을 걷던 승부는 순식간에 0-6으로 크게 갈렸다. 나이트는 이후에도 문선재, 이병규(7번), 윤요섭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한 뒤 문성현으로 교체됐다. 문성현도 손주인에게 안타를 내줘 나이트의 실점은 8점으로 늘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에이스 외국인투수의 피말리는 승부가 백미였다. 스타일이 180도 다른 나이트와 리즈의 자존심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심판의
넥센은 최근 잇따른 음주사고 악재를 맞으며 5연패의 늦에 빠져있었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1선발 나이트가 연패를 끊어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그만큼 연패 탈출이 간절했다. 하지만 결정적 오심이라는 또 다른 악재에 대량 실점하며 6연패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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