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또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날 승리는 선발 투수의 이름만으로 예측 가능했다. ‘승부남(승리를 부르는 남자)’ 류제국이 팀의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승리의 여신 '니케'로 불려도 될만한 류제국의 등판 승리 공식이었다.
LG는 류제국 합류 시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류제국에게는 자연스럽게 ‘승부남’, ‘승리요정’이라는 별명이 따라붙었다. 하지만 넥센전은 부담스러웠다. 시즌 1승4패로 절대적 열세인 팀. 류제국이 천적 팀을 상대로도 또 한 번 승리를 부를 수 있을지 주목된 경기였다.
류제국은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류제국은 6⅓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팀이 3-2로 앞선 7회 1사 이후 마운드에서 내려가 승리 요건을 갖췄다. 그리고 또 한 번 기적 같은 승리가 연출됐다.
류제국의 힘이었다. 류제국은 2회초 이성열에게 뼈아픈 선제 투런포를 허용했지만, 4번타자 박병호를 세 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특히 홈런 한 방을 얻어맞은 뒤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으로 무실점 호투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내며 선발 역할을 다한 뒤 주자가 없는 상황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제국에게 아쉬운 순간은 역시 홈런 허용이었다. 2회초 1사 1루서 이성열에게 2구째 높은 투심 패스트볼을 얻어맞아 투런 홈런으로 이어지는 선취점을 내줬다. 시즌 5번째 피홈런. 경기당 1개를 기록하고 있는 피홈런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류제국은 홈런 허용 이후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넥센 강타자를 제압하며 무실점으로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승리의 수호신도 서서히 LG로 향했다.
LG는 2회말 2사 2루서 문선재가 추격의 적시 3루타를 때리며 1-2로 따라붙어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이어 LG는 4회말 선두타자 박용택의 우전안타에 이어 1사 후 이병규(9번)가 넥센 선발 김영민을 상대로 비거리 125m의 역전 우월 2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이병규의 시즌 마수걸이 홈런. 이병규는 지난해 8월11일 대구 삼성전 이후 307일 만의 뜨거운 손맛을 보며 류제국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하지만 LG는 8회초 뼈아픈 실점을 하며 류제국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세 번째 투수 정현욱이 1사 이후 장기영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이상열과 마무리 봉중근이 연속 안타를 내줘 장기영이 홈을 밟으며 3-3 동점을 허용했다. 류제국의 승리도 날아간 순간이었다.
LG는 역시 뒷심이 강했다. 봉중근이 9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위기를 넘기며 버텼고, 9회말 문선재의 끝내기 한 방이 터졌다. 2사 후 이병규(9번)와 이진영의 연속 안타로 찬스를 만든 뒤 문선재가 이보근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때리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 4-3 극적인 승리를 만들었다.
‘류제국 효과’에 대해 류제국은 “나는 아무 것도 한 것이 없다. 우리 팀이 잘하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류제국이 등판하는 날 LG의 승리 방정식은 이날도 이어졌다. 류제국 효과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인가 보다.
류제국은 “초반 밸런스가 안 맞아 제구 힘들었고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 갈수록 나아졌다. 게임 거듭할수록 자신감 나아져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승리로 31승(25패)째를 거두며 3위를 유지한 LG는 2위 넥센(32승1무21패)과의 승차도 2.5경기로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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