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투지를 불태우며 100% 승률을 자랑하던 상대투수를 무너뜨렸다.
류현진은 13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미국프로야구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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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승리에 대한 의지가 뜨거웠던 경기다. 전날 경기서 애리조나와 LA다저스는 빈볼을 주고 받고 6명이 퇴장당하는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다저스 입장에서는 할말이 많은 내용. 데뷔 이후 놀라운 활약을 펼쳤던 루키 야시엘 푸이그가 얼굴에 빈볼을 맞았다. 이어 잭 그레인키가 보복성 빈볼을 던졌고, 애리조나의 투수 이언 케네디는 그레인키의 타석에서 머리쪽을 향해 위협구를 던지는 것으로 다시 보복했다. 투수에게 빈볼을 던지지 않는다는 일종의 불문율을 깬 것. 돈 매팅리 감독이 나서 “보복 대신 야구를 하겠다”고 선언,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류현진의 부담감은 컸다.
특히 애리조나의 2년차 선발 패트릭 코빈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98의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던 터라 부담은 더욱 막중했다. 특히 애리조나는 이날 전까지 코빈 등판 12경기서 전승을 거뒀다. 그야말로 무패의 상징인 선수였던 셈.
하지만 코빈의 ‘행운’보다 류현진의 ‘투지’가 더욱 눈부셨다. 이날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인 11피안타를 맞는 등,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직구 구위가 지난 경기들에 비해서 못했고 제구도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1회부터 4회까지 매 회 병살타를 솎아내는 등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4회 아쉬운 수비가 겹쳐진 연속 4안타를 맞고 3실점을 하면서, 다시 코빈의 ‘무패행진’의 희생양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의지는 뜨거웠다. 1-3으로 뒤진 5회 2사 2루에서 코빈을 무너뜨리는 천금같은 1타점 3루타를 쳐내 동점과 역전의 발판을 놨다. 특히 흔들리던 코빈은 류현진에게 3루타를 허용한 이후 급격하게 무너졌다. 4회까지 코빈에게 철저히 틀어막혔던 다저스 타선도 5회 연속 안타를 쏟아부어 4-3으로 경기를 뒤집으면서 류현진에게 승리 투수 자격을 안겼다.
마지막 고비는 6회. 류현진은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지만 크리스 페닝턴을 헛스윙 삼진, 대타 블룸퀴스트를 1루수 뜬공으로 솎아내고 1점차 리드를 지켜냈다. 특히 6회에만 2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등 승리를 향한 의지
류현진의 역투는 다저스 불펜진의 방화로 빛이 바랬다. LA다저스는 7회 초 4-4 동점을 허용, 결국 류현진의 7승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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