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한국이 우즈베키스탄을 꺾은 날, 테헤란에서 낭보는 전해지지 않았다. 레바논이 이란의 덜미를 잡아주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승자는 이란이었다.
이란이 이기면서 한국의 브라질로 가는 길은 아직 관문이 남았다. 끝까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게 됐으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한국이다. 한국은 여전히 9부 능선을 넘었고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이 유력하다.
이란의 승리로 A조 순위 다툼은 어느 정도 교통정리가 됐다. 한국(승점 14점)과, 이란(승점 13점), 우즈베키스탄(승점 11점) 등 3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 싸움을 벌인다. 카타르(승점 7점)와 레바논(승점 5점)은 각각 4위와 5위가 확정돼, 예선 탈락했다.
한국과 이란, 우즈베키스탄은 촘촘한 간극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브라질행 티켓을 거의 거머쥐었다.
조 2위만 차지해도 월드컵 본선에 자동 진출한다. 한국은 이란에 승점 1점차로 쫓기나,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3점차다. 한국은 적어도 이란과 비기기만 해도 조 1위와 함께 8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승점이 같을 경우, 골 득실차, 다득점 순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한국은 골 득실차에서 +7(13득점 6실점)를 기록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골 득실차가 +1(6득점 5실점)로 한국과 6골차가 난다. 이란에게 큰 점수차로 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큰 점수차로 이기지 않는 한, 브라질에 갈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상대로 비기거나 패해도 한국은 이란전 결과에 관계없이 내년 세계 최고 무대를 노크한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도 있다. 이란에게 1골차로 패하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6골차 이상으로 승리하면, 한국은 조 3위로 밀려난다. 이란에게 대량 실점하면 우즈베키스탄이 넣어야 할 골 부담은 덜어지기 마련이다.
다만 지금껏 7경기에서 6골을 넣은 우즈베키스탄이 마지막 1경기에서 몰아치기를 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카타르 또한 8실점을 했지만 그 가운데 6실점이 한국에게 허용한 것이었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에겐 ‘짠물 수비’를 과시했다.
실질적으로 판도는 한국이 한 자리를 꿰찬 가운데 다른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다. 한국이 이란을 꺾고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이기면, 우즈베키스탄이 조 2위로 올라선다. 복잡하게 계산기를 두드릴 필요가 없다.
한국과 이란이 비기면 좀 복잡해진다. 이란은 골 득실차가 +5(7득점 2실점)로 우즈베키스탄에 4골 앞서있다. 레바논을 4골차로 완파하며 달아나긴 했지만, 한국과 비겨도 안심할 수는 없는 처지다.
결과적으로 우즈베키스탄이 월드컵 본선 자동 진출권을 따기 위해선 한국의 도움이 절실해졌다. 이는 이란 역시 매한가지다. 한국전 패배는 이란에게 치명타다. 한국의 손에 의해 이란과 함께 나갈 지, 우즈베키스탄과 함께 나갈 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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