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내밀면 뒤가 없는 카드와, 나중을 도모할 수 있는 카드 사이에서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이다. 좀처럼 답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모습이다. 시쳇말로 ‘막판’에 이른 영향도 있고 두 카드 모두 장단점이 뚜렷한 탓도 있다.
결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월드컵 8회 진출여부를 결정지을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7차전이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승리하면 사실상 본선행을 굳히지만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18일 이란과의 최종전이 너무도 부담스럽다.
기본적으로 최강희 감독의 전방 고민은 손흥민을 축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대비한 파주NFC의 훈련에서 주로 손흥민-김신욱 투톱 조합 가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지금껏 이동국 원톱이 대세였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였다. 지난 8일까지도 그렇게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9일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됐다.
손흥민을 측면으로 돌리고 전방에 이동국-김신욱을 배치했다. 이 포진은 일종의 플랜B와 같았던 카드다. 손흥민-김신욱 투톱으로 훈련하다 막바지 이동국을 투입하고 손흥민을 측면으로 빼면서 점검했던 조합이다. 요컨대 ‘손흥민-김신욱’ 투톱이 여의치 않았을 때의 변화로 예상했던 ‘이동국-김신욱 투톱 & 손흥민 측면’이 외려 메인 카드가 될 수도 있는 흐름이다.
최강희 감독은 9일 훈련을 마치고 “나도 잘 모르겠다”는 말로 아직 고민이 끝나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그만큼 선택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반드시 승점 3점을 획득해야하는 경기고 그렇다면 골이 꼭 필요하다. 지금의 선택이 성패의 키를 쥐고 있기에 섣불리 답을 내리지 못하는 최강희 감독이다.
장단점이 있다. 하나는 가지고 있는 힘을 모두 합쳐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신 전부를 걸어야하는 도박수에 가깝고, 다른 하나는 다음을 도모할 수는 있으나 집중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자는 이동국 김신욱 손흥민을 모두 활용하는 조합이고 후자가 손흥민-김신욱 투톱을 내세운 뒤 여의치 않았을 시 이동국을 넣고 손흥민을 측면으로 돌리는 방법이다.
사실 전자든 후자든 최강희 감독이 실전에서 긴 시간 실험하진 않았던 조합이다. 그래서 더더욱 고민이 많을 수밖
최강희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결승전 같은 단판승부다. 홈에서 하는 경기고 반드시 이겨야하는 경기다”라면서 “보다 공격적인, 보다 모험적인 조합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반드시 넣어야하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최강희 감독의 선택은 무엇일지, 이제는 결정을 내릴 시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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