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승리 ‘보증수표’ 외국인투수 벤자민 주키치가 또 무너졌다. 무서운 상승세를 타던 LG도 한 순간에 와르르 내려앉았다. 최근 발휘한 뒷심도 불펜도 손을 쓸 수 없는 마운드 붕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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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LG의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1회말 롯데 선발 이재곤이 크게 흔들리며 선취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흔들린 것은 상대 선발만이 아니었다. LG 선발로 나선 주키치가 4회 급격히 무너지며 한 순간에 경기의 흐름이 뒤집혔다.
주키치는 4회에만 4실점을 내주며 조기 강판됐다. 3⅓이닝 동안 투구수는 70개였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 3이닝 6실점(5자책)에 이어 두 경기 연속 4회 강판이었다. 두 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챙긴 주키치는 올 시즌 3승(5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단지 운이 없는 것이 아니다. 주키치의 부진한 투구 때문이다. 올 시즌에만 벌써 5번째 조기 강판. 컨디션 난조로 2군행도 겪었지만, 좀처럼 구위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주느님’으로 불렸던 주키치가 올 시즌 ‘계륵’으로 변해버렸다.
레다메스 리즈와 함께 원투펀치를 책임질 주키치의 부진은 LG 선발 마운드의 뜻하지 않은 악재다. 시즌 개막 전 우려했던 토종 선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면서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반면 주키치는 등판 때마다 찬물을 끼얹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주키치가 무너지면서 철벽 불펜을 자랑했던 LG의 뒷문도 활짝 열렸다. 임정우와 류택현, 임찬규가 차례로 나섰지만, 4실점을
김기태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우리 선수들 한 주간 수고 많았다”며 주키치에 대한 언급 없이 짧은 소감을 남겼다. 하지만 김 감독의 마음 한 곳에서는 상승세의 기운을 잠재운 주키치에 대한 고민이 가득한 경기였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