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이 골프 룰을 가장 많이 위반하는 곳은 바로 그린이다.
그린에서의 행동을 보면 평소 그 사람의 인격과 생활습관을 단적으로 파악해 볼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갖가지 행동으로 룰을 위반하거나 매너를 지키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큰 문제는 꽤 많은 수의 골퍼들이 이 같은 룰 위반이나 비매너 행위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골프 룰에 따르면 퍼팅은 홀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사람부터 하도록 순서가 정해져 있는데 동반자들의 양해조차 구하지 않고 무조건 퍼팅을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 평소 성격이 급하거나 타인에 대한 양보심이 부족한 사람일 것이다.
아무도 컨시드를 준 적이 없는데 스스로 ‘OK’를 선언하고 공을 집어 든 채 그린 밖으로 나가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 남을 별로 의식하지 않은 채 살아오거나 남의 말을 신경쓰지 않는 이기적인 사람일 것이다.
피치마크 자국도 없는데 습관적으로 퍼터 면으로 퍼팅 라이를 두드리는 다림질 파의 경우는 매사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과만을 취득하려는 부류로 보인다. 라이를 한 번 두드릴 때마다 2벌 타씩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를 일이다.
동반자의 공이 온 그린 돼 퍼팅을 하는 순간까지 볼 마킹 없이 그린에 공을 그대로 방치하는 사람은 대체로 게으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캐디가 퍼팅 라이를 놓아주기까지 기다리는 사람이나, 잘못된 결과에 대해 캐디의 잘못이라 탓하는 사람은 의타심이 많은 사람이라 여겨지기도 한다.
모처럼 세컨샷이 온 그린 된 것이 너무 기쁜 나머지 자랑이라도 하려는 듯 캐디가 공을 집어 줄 때까지 방관하고 있는 골퍼는 자기과시형 타입이랄까.
본인과 비슷한 방향에서 퍼팅을 하는 동반자가 있을 경우 참고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비구선 바로 앞이나 뒤에 서서 시야를 방해하는 얌체족 골퍼도 많고, 진행에 별 문제가 없는데도 마지막 퍼팅 하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동반자 모두가 다음 홀로 이동해 조급한 퍼팅 미스를 유도하는 치사한 사람들도 있다.
그 중에 가장 나쁜 행위는 퍼팅중인 동반자가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떠들거나, 그린을 활보하고, 홀 아웃을 했음에도 같은 그린 옆에서 연습퍼팅을 하는 것이다. 동반자를 전혀 개의치 않거나 오히려 방해하는 행위들로 그린에서 홀 아웃 후 연습퍼팅을 하면 2패널티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무지함의 소치다.
다 열거를 하면 끝이 없지만 이런 골퍼들은 TV중계라도 열심히 보기 바란다. 유심히 본다면 어느 선수든지 규칙과 매너를 지키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골프대회 갤러리로 나서는 것은 당분간 자제했으면 한다. 경기하는 프로 선수들의 그린플레이를 보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시합 자체를 방해할 소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