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결전의 날이 밝았다. 만반의 준비는 다했다. 1주일여 동안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이제 레바논을 꺾고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일만 남았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전하는 최강희호가 5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여섯 번째 경기를 갖는다.
남은 3경기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경기다. 레바논만 잡으면 A조 선두를 탈환하고, 8부 능선도 넘게 된다. 브라질행 티켓이 손에 거의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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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구석에 몰리면 더욱 무서운 법이다. 실상 월드컵의 꿈을 키울 마지막 경기에서 레바논의 저항은 만만치 않을 터다. 게다가 1년 7개월 전 이미 악명 높았던 베이루트다.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최강희 감독이나 언제나 그렇듯 중동 원정은 매번 어렵다. 최강희호가 출항 이후 한국을 벗어난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고전할 여지가 있다. 그리고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수 있다. 그 막힘을 뚫어주는 게 ‘조커’의 역할이다. 그리고 이 조커의 활약 여부가 레바논전 필승의 주요 전략이다.
한국은 지금껏 월드컵 최종예선 5경기에서 3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최강희 감독의 용병술이 적중했던, 다시 말해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활약했던 3경기를 승리했다.
지난해 6월 9일 카타르전에서는 김신욱이 투입된 뒤 3골을 폭발해 대승을 거뒀고, 3일 뒤에는 기성용의 부상으로 전반 20분 만에 그라운드에 들어간 구자철이 명예 회복과 함께 쐐기골을 넣었다. 지난 3월 26일에는 이동국과 손흥민이 투입돼 후반 50분 극적인 결승골을 합작하며 최강희호를 구했다. 공격이 막히고 답답할 때마다 들어가서 경기의 흐름을 확 뒤바꾸는데 일조했다.
하지만 교체 선수들이 부진한 경기에서는 1무 1패로 쓴맛을 마셨다. 우즈베키스탄전(지난해 9월 11일)과 이란전(지난해 10월 17일)에서 교체 카드 3장씩을 썼지만 누구 하나 기대에 걸맞지 않았다. 결정적인 한방이 모자랐던 공격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으며, 활기를 불어넣지도 못했다.
어떻게든 버티려고 안간힘을 쓸 레바논이다. 그리고 이를 뚫고자 노력할 한국이다. 허나 열악한 그라운드 환경과 텃세에 힘들어할 그림이 그려진다.
이른 시간에 선제 득점이 터지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간다면야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그때 최강희 감독이 꺼낼 조커들이 잘 해줘야 한다. 조커로 투입될 것으로 여겨지는 손흥민(함부르크),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지금껏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최강희 감독을 웃게 만든 건 조커였다. 이번에도 ‘특급 조커’의 탄생은 승리의 주요 밑거름이 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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