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상암) 임성일 기자] FC서울이 통산 400승 고지를 밟던 날, 누구보다 환하게 기뻐했던 이는 윤일록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경남에서 서울로 이적하면서 큰 기대를 모았던 윤일록이지만 좀처럼 득점포가 터지지 않아 마음고생이 적잖았다.
그랬던 윤일록이 팀 통산 400승을 달성하던 날, 시즌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마음의 부담을 털어버릴 수 있는 골과 함께 비로소 웃음을 되찾았다.
경기 후 윤일록은 “오늘 이기면 400승을 달성한다는 말을 들어서 꼭 이겨야한다고 생각했다. 팬들 앞에서 대승으로 400승을 달성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말과 함께 “ACL과 달리 정규리그에서는 득점이 없어서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마음 편히 임하자고 생각했는데, 골도 넣고 팀도 이겨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어깨에 무거운 짐이 없었다면 거짓이다. 올 시즌 서울이 전력을 보강한 유일하다 싶은 영입이 윤일록이었다.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좀처럼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윤일록은 “부상 이후에 몸을 만드는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다. 골을 넣는 타이밍이 이상하게 ACL에서 나왔다”고 멋쩍게 웃은 뒤 “사실 정규리그에서 침묵이 길어서 부담이 되긴 했다. 오늘 골로 이제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홀가분한 마음을 전했다.
처음에는 팀 적응에 애도 먹었다고 고백했다. 다소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던 전 소속팀 경남과 달리 공을 소유한 시간도 많고 공격적인 서울의 스타일에 적응기가 필요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공격수 윤일록’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서울에는 좋은 공격수들이 많다. 이런 조건이 나한테는 득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찬스도 많이 오고, 보고 배우는 것도 많다. 축구를 보는 관점도 달라지는 것 같다.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는 말로 서서히 ‘FC서울 맨’으로 변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끝으로 윤일록은, 궁극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를 목표로 삼았다.
그는 “팀이 ACL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 속에서 포인트를 쌓으면서 보탬이 되자는 각오다. 정규리그도 초반에 운이 없어서 그랬지 결국 올라갈 것이라고 본다”면서 “처음에는 긴장도 했으나 경기에 계속 나가면서 포인트도 올리고 승리하는 경기가 많아지니까 재밌어진다”는 말로 팀도 자신도 달라질 것을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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