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심판의 판정 하나에 희비가 엇갈렸다. LG 선발 류제국은 울었고, KIA 외야수 김주찬은 웃었다. 팀의 승패를 떠나 선수 개인적으로 의미가 엇갈린 결정적 순간이었다.
LG가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뒷심을 발휘한 LG가 1일 광주 KIA전에서 7-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1-2로 뒤진 7회초 추격점을 뽑은 뒤 8회초 5점을 추가해 경기를 뒤집었다. 시즌 첫 4연승. 23승23패로 5할 승률을 맞췄다. 반면 23승1무21패를 기록한 KIA는 휴식기 이후 2연패를 당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결과적으로 LG가 크게 웃었지만, 류제국의 시즌 두 번째 승리는 없었다. KIA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지만, 부상 후유증을 털어낸 김주찬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첫 번째 승부처였던 3회말. 팽팽한 투수전 양상을 띠던 양 팀의 흐름이 한 순간에 바뀌었다. KIA가 선취점을 뽑으며 리드를 잡았다. 그 중심에는 전날 복귀한 김주찬이 있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류제국을 울게 만든 1루심의 아쉬운 판정이 숨어있었다.
▲ 승운 날린 류제국과 오심
한국프로야구 데뷔 세 번째 경기를 치른 류제국으로서는 뼈아픈 장면이 나왔다. 결정적 오심이 첫 실점까지 이어졌다.
류제국은 2회까지 안타 없이 볼넷 1개만 내주며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말 1사 이후 김주형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위기를 맞았다. 이어진 이용규의 타석 때 문제의 판정 논란이 일어났다.
류제국은 이용규를 1루 방면 내야땅볼로 유도했다. 라인 선상을 따라 구른 공을 1루수 김용의가 잡아 전력 질주를 하던 이용규를 태그했다. 하지만 1루심 이민호 심판의 판정은 태그 아웃이 아닌 세이프였다. 이용규에 가려져 태그 장면을 놓친 것. 아웃 타이밍에서 나온 각도의 아쉬운 판정이었다.
김용의는 곧바로 태그아웃이 됐다며 애꿎은 글러브를 가리키며 항의를 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류제국은 항의하는 김용의를 말리며 “괜찮다”고 짧게 말한 뒤 마운드로 돌아갔다. 김기태 LG 감독이 올라와 짧게 항의를 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용규의 내야안타로 기록되며 1사 1, 2루 실점 위기.
아웃카운트 하나를 날린 류제국은 김선빈을 좌익수 플라이로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어렵게 잡아냈지만, 김주찬을 넘지 못했다. 류제국은 김주찬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받아들여야 했다.
류제국은 5회말 김주형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6이닝 동안 5피안타 4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뒤 1-2로 뒤진 상황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LG가 7회초 2-2 동점을 만들며 류제국의 승패는 없었다. 하지만 류제국은 LG의 승리 전도사 역할은 또 해냈다.
이날 류제국은 시즌 최다인 101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첫 퀄리티 스타트였다. 그래서 더 아쉬운 3회 심판 판정이었다.
▲ 돌아온 김주찬의 의미있는 타점
김주찬이 타석 복귀전에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단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은 몸값 가치를 입증했다.
김주찬은 지난 4월3일 대전 한화전에서 유창식의 투구에 왼쪽 손목을 맞아 골절상을 당해 뼈에 핀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김주찬은 재활을 마치고 58일 만인 지난달 31일 광주 LG전서 9회초 대수비로 복귀했다. 공격의 기회는 없었다.
김주찬이 타석에 들어선 것은 이날이 처음. 수술 이후 완전한 몸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타격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김주찬은 역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김주찬은 0-0으로 맞선 3회말 이용규의 행운의 내야안타로 만든 2사 1, 2루 득점권 찬스에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김주찬은 류제국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커브를 절묘하게 받아쳐 좌중간에 떨어
김주찬은 이어 이범호의 타석 때 복귀 첫 2루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부상 후유증이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 팀은 8회초 불펜 필승조를 투입하고도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김주찬이기에 의미있는 기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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