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상금퀸’ 김하늘(25.KT)이 신설된 대회에서 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김하늘은 31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6496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6억원)에 출전해 부진 탈출과 초대 챔프에 도전한다.
지난해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에서 단 1승만을 따냈지만 메이저대회 2개 대회 준우승을 비롯해 톱10에만 무려 열 차례 이름을 올리면서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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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대회인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20위,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32강전에서 올해 개막전인 롯데마트 여자오픈 챔프 김세영(20.미래에셋)에게 덜미를 잡혀 16강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김하늘은 지난해까지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고 마음에 드는 클럽을 사용하다 올해부터 일본 장인들이 클럽을 만드는 혼마골프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클럽을 교체하면서 이유 없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프로골퍼들은 자신의 ‘무기’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만큼 위험천만한 모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는 모든 스포츠에서 용품에 가장 민감한 운동이다. 그래서인지 프로골퍼들은 자신의 ‘무기’를 쉽게 바꾸지 않는다.
섣부른 클럽 변경이 자칫 독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사용해왔던 타이틀리스트에서 나이키골프로 클럽을 교체한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와 노승열(22.나이키골프)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맥길로이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 양대 리그 상금왕을 차지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노승열도 올시즌 개막전 ‘올해 우승이 기대되는 유망주’로 꼽혔다. 장타력을 바탕으로 루키시즌인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 페텍스컵에 출전하는 등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클럽을 교체하면서 까닭 없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성적을 좌우하는 스윙능력에서도 김하늘은 올해 전 부문에서 뒤쳐져 있다.
지난해 1위였던 평균타수 부문에서 72.75타로 11위로 밀려났고, 빼어난 아이언샷으로 75.11%에 달했던 그린 적중률도 53.70%로 곤두박질 쳤다.
드라이버 비거리에서도 지난해 249.83야드를 날려 24위에 자리했으나, 올해는 244.10야드로 5야드 이상 줄면서 99위까지 추락했다. 동계훈련 효과로 대부분의 선수들이 시즌초반에는 평균 비거리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보면 심각한 셈이다.
아직 시즌 초반으로 일시적인 부진으로 볼 수 있겠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톱10에 세 차례 들었던 모습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이런 탓에 김하늘은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지난해의 페이스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우승 경쟁이 쉽지만은 않다.
김하늘의 우승 행보에 제동을 걸 강력한 라이벌로는 지난주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3전4기 끝에 시즌 첫 승을 따낸 장하나(21.KT)가 손꼽힌다.
장하나는 올해 7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1회, 준우승 3회를 기록하는 등 ‘톱10’에만 여섯 차례 오르며 절정의 샷 감각을 뽐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감격의 첫 우승을 따낸 허윤경(23.현대스위스)과 올해 개막전 우승자 김세영, ‘슈퍼루키’ 김효주(18.롯데)도 걸림돌이다.
여기에 시즌 초반 1승씩을 챙긴 양수진(22.정관장)과 이미림(23
한편 이번 대회는 총상금 중 참가선수가 10%(6000만원), 주최사인 E1이 10%씩의 기부금을 모은다. 또 프로암대회 참가자 및 갤러리들도 기부금 마련에 동참을 유도해 마련된 기금을 장애인 복지시설과 골프유망주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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