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부산아이파크의 미드필더 박종우는 27일 파주NFC에 입소하자마자 김남일의 방으로 향해 깍듯하게 인사를 올렸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선배에 대한 예우이자 평소 자신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선수에 대한 반가움의 표현이었다.
그간 ‘독도 세리머니’로 인한 FIFA 징계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던 박종우에게 이번 소집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한동안 잊혀졌던 ‘포스트 김남일’의 힘을 다시 펼쳐 보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는 기대감이 하나요 진짜 김남일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둘이다.
최강희 감독은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비록 박종우가 레바논전에는 출전하지 못하지만 다른 선수들과의 호흡을 위해 레바논 원정부터 함께 이동할 것”이라는 뜻을 전하면서 그를 중용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펼쳐진 훈련을 마치고 만난 박종우는 “레바논전에 뛰지 못하는 게 아쉽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데리고 가시니 감사할 따름이다”면서 “감독님이 특별한 말씀은 없으셨다. 구구절절 말을 하시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는 말로 다부진 각오를 대신했다.
박종우는 “만약 나머지 2경기(6월11일 우즈베키스탄전/18일 이란전)에 뛸 수 있다면, 정말로 죽기 살기로 뛸 것”이라는 출사표를 전했다. 올해 초 그 표정 그대로였다.
비장함으로 준비하고 있는 이번 소집이 더욱 기대되는 것은, 마침 이 중요한 순간에 그의 롤모델인 김남일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조건 때문이다. 포스트 김남일이 진짜 김남일을 만난 셈이다.
박종우는 “평소에 좋아하고 존경하는 대선배를 만났다”면서 “만약 같이 경기에 출전하게 된다면 굉장히 든든할 것 같다. 의지할 수 있는 선수”라면서 “같은 스타일로 평가되고 있는 자체로 영광되고 설렌다”는 말로 선배와의 만남을 기대했다.
올림픽대표팀에서 오래 호흡을 맞췄던 기성용과 견줘 “똑같은 무게감인데 나이만 다를 뿐이라는 생각이다”라면서 “굉장한 포스가 느껴진다”는 말과 함께 환한 웃음을 보였다. 확실히, 기대감이 느껴지는 표정이었다.
기성용과 구자철이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박종우는 허리라인에 배치될 가능성
오랜만에 돌아온 대표팀에 대한 기대감, 롤모델과 호흡을 맞추는 기대감으로 들뜬 박종우의 활약은 최강희호 전체적으로도 중요한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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