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임성일 기자] FC서울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ACL 8강 진출권을 획득했다.
FC서울이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의 2013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전반 8분 만에 상대 카누테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었으나 후반 맹공을 퍼부으면서 아디의 동점골과 윤일록의 역전골 그리고 종료직전에 터진 고명진의 쐐기골을 엮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8분, 왼쪽 수비수 김치우가 헤딩으로 골키퍼에게 연결한다던 백패스가 문제였다. 어중간한 세기로 맞은 공을 상대 공격수 카누테가 도중에 차단, 가벼운 슈팅으로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추고 안으로 꺾여 들어갔다. 김치우의 판단, 헤딩의 힘과 방향 모두 안일했다. 먼저 실점을 하면서 이제 무승부도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서울은 2골 이상이 필요해졌다.
급한 쪽은 서울이었다. 아주 중요한 1골을 뽑아낸 베이징 궈안은 서서히 수비에 방점을 찍은 운영을 펼쳐가기 시작했다. 카누테와 게론 등 외국인 공격수들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라인을 내렸다. 때문에 경기 주도권은 서울이 잡고 있었으나 답답할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전반 35분 데얀의 크로스를 하대성이 기막힌 헤딩으로 돌려 세웠으나 베이징 골키퍼가 더 기막힌 반사 신경으로 막아낸 장면 등 서울의 공세가 거셌으나 아쉽게도 실효는 없었다. 베이징은 전반부터 마치 경기 막바지처럼 수비벽을 두텁게 세웠다.
최용수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김현성을 투입하고 실수를 범한 김치우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알게 모르게 심적부담이 있을 김치우를 빼면서 보다 공격적인 운영으로 골을 넣겠다는 포석이었다. 효과는 있었다. 후반 초반부터 강하게 몰아붙였고 데얀 김현성 몰리나가 연이어 위협적인 슈팅으로 베이징 골문을 노렸다.
경기장이 뜨겁게 달아오를 무렵, 드디어 어렵게 단초가 발생했다. 후반 1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수비수를 제치려던 몰리나가 걸려 넘어졌고,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키커 데얀을 외면했다. 왼쪽 사각으로 강하게 찬 데얀의 킥이 골포스트를 맞고 밖으로 튕겨 나가면서 소중한 기회가 무산됐다.
너무 뼈아픈 실축이었다. 때문에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될 수 있었다. 그런데 곧바로 다시 불이 타올랐다. 후반 16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 상황에서 아디가 문전 혼전 중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밀어 넣으면서 기어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제 원점이었다.
아니, 실상 원점은 아니었다. 1-1 무승부도 의미 없고, 서울은 골을 더 뽑아 승리가 필요했으니 여전히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서울의 공격 일변도는 변함이 없었다. 베이징도 앞서고 있을 때처럼 마냥 수세적일 수는 없었다. 플레이는 정상적으로 되돌아왔다.
후반 24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데얀의 헤딩 슈팅을 비껴 맞았다. 그렇게 흐른 공이 베이징 궈안 수비수에게 향하려던 찰나, 윤일록이 비호처럼 달려들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짜릿한 역전골이 터지던 순간이다.
흐름은 완전히 서울로 넘어왔고 이제 당황한 것은 베이징 궈안이었다. 베이징 선수들도 냉정함을 잃기 시작했다. 이 와중 흥분한 카누테가 아디와 몸싸움 과정에서 1번, 그리고 휘슬이 울린 뒤 빈 골문에 슈팅하는 과정에서 또 한 번 경고를 받으면서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10분을 남겨둔 상황에서 11명대 10명을 상대하는 호재도
결국 종료직전 고명진이 골키퍼가 자리를 비운 상대 골문에 비수를 꽂으면서 경기는 3-1로 마감됐다. 선수들과 팬들이 똘똘 뭉쳐 만들어낸 짜릿한 역전승으로 서울이 ACL 8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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