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 “왕저린 아닌 중국 이기고 싶었다”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서민교 기자] 올해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0순위’로 꼽히는 경희대 김종규가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으로 나선 국제 무대에서 중국을 상대로 자신의 가치를 확실히 입증했다.
김종규는 2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3 EABA 동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13점 9리바운드 5블록으로 맹활약하며 중국을 79-68로 꺾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은 김종규의 활약에 힘입어 만리장성을 넘어 전승 우승을 차지했고, 대회 3연패의 금자탑을 세웠다.
김종규(207cm)는 이날 자신보다 10cm 이상 큰 중국의 센터 리무하오(219cm)와 왕저린(214cm)을 상대로 스피드와 뛰어난 운동능력을 앞세워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경기 막판 왼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고통을 참고 투혼을 발휘했다.
김종규는 “대표팀에 들어와서 상무 소속인 프로 선배들과 처음에 서먹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형들이 잘 챙겨주고 이끌어주셔서 지금까지 좋은 분위기로 우승을 이룰 수 있었던 것 같다. 잊지 못할 대회다”라며 우승의 공을 동료들에게 먼저 돌렸다.
이어 김종규는 “중국의 높이가 높기 때문에 앞서서 수비하는 연습을 했다. 이종현과 함께 더블팀으로 시야를 가리며 수비를 한 것이 적중했다”고 중국의 높이를 봉쇄한 비결을 전했다. 이어 중국의 왕저린과의 맞대결에 대해서는 “왕저린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단지 중국을 이기고 싶었을 뿐이다”라며 중국을 잡은 강한 승부욕을 공개했다.
김종규와 함께 경희대에서 뛰고 있는 동갑내기 가드 김민구도 이날 중국을 잡는데 큰 공을 세웠다. 김민구는 양 팀 최다 득점과 리바운드를 모두 석권하며 18점 1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중국을 제압할 수 있었던 스피드의 중심이었다.
김민구는 “대표팀의 돈독한 선후배 관계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면서 “평균 신장이 높은 중국을 상대로 스피드로 압도할 자신이 있었다. 중국 선수들을 상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한편 큰 부담감을 떨쳐내고 한국을 전승 우승으로 이끈 최부영 감독도 “김종규가 생각했던 것보다 중국의 높이를 잘 상대했고, 김민구는 평상시 하던대로 잘해줬다. 또 박찬희도 공격에서는 실책이 있었지만, 상대 가드를 봉쇄한 수비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승리 요인을 밝혔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