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12년 전 최고의 고교라이벌이었던 두 1983년생 동갑내기 우완 정통파 투수가 맞붙는다. 먼 길을 돌아온 류제국(LG 트윈스)과 부활한 김진우(KIA 타이거즈)의 자존심 대결이다.
위기의 LG가 승부수를 던졌다. 외국인선수 벤자민 주키치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해외복귀파 류제국을 전격 1군 콜업했다. 김기태 LG 감독이 점찍은 날은 19일 잠실 KIA전. 상대는 고교라이벌 김진우다.
![]() |
김 감독의 선택에는 류제국에 대한 믿음도 깔려 있다. 류제국은 지난 1월 LG와 극적인 계약을 마친 뒤 자숙의 심정으로 성실하게 훈련에만 전념했다. 류제국의 훈련 태도에 눈밖에 내놨던 2군 코칭스태프들도 극찬을 쏟아낼 정도였다. 류제국은 꾸준히 구위를 끌어올려 예상 1군 합류 시기를 앞당겼다. 류제국은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 선발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김 감독은 “류제국의 구위는 걱정하지 않는다”며 믿음을 보냈고, 류제국도 “난 긴장감을 즐긴다”며 두둑한 배짱을 드러냈다.
묘한 분위기도 형성됐다. 류제국의 선발 등판이 확정된 뒤 김진우가 직접 류제국에게 전화를 걸어 고교시절 추억을 되살렸다. 선동열 KIA 감독은 “둘은 라이벌이 아니다. 류제국은 국내 프로 무대에서 보여준 것이 없다”며 김진우를 치켜세우면서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했다. 김진우는 올 시즌 6경기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며 부활투를 뿌리고 있다.
류제국과 김진우는 덕수고와 광주진흥고 시절 에이스로 활약하며 차세대 라이벌로 손꼽혔다. 둘의 선발 맞대결은 단 한 차례. 2000년 봉황기 결승서 진흥고가 6-0 완승을 거두며 김진우가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다음해 청룡기 결승서 류제국이 삼진 12개를 쓸어담으며 대히 MVP를 거머쥐었고, 김진우는 경기 막판 마운드에 올라 5실점으로 무너졌다. 둘의 맞대결 승부는 1승1패로 팽팽하다.
고교 졸업 후 국내에 남은 김진우와 해외 도전에 나선 류제국의 만남이 극적으로 이뤄지기까지 12년의 세월이 걸렸다. 이날 맞대결에서는 류제국의 어깨가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공백기가 길었던 류제국의 첫 등판 상대와 시기가 버겁다.
LG는 최근 4연패를 기록하는 등 승패 ‘-6’의 위기에 몰려있다. 타선의 침체와 함께 위기론이 감돌고 있다. 11년 연속 가을야구의 꿈을 접은 LG는 올해 절치부심 나섰지만, 34경기를 치른 현재 14승20패로 7위에 내려앉아 있다. 이날 경기는 류제국의 첫 등판과 맞물려 시즌 전반기 마지막 반전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둘의 맞대결은 하늘도 돕는 분위기다. 류제국 선발 예고 당시만 해도 이날 오후
[min@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