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16일 프로야구 SK-KIA전은 박희수(SK)의 위력을 엿볼 수 있었다. 박희수는 무사 만루의 위기를 넘기며 SK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지난 11일 넥센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아픈 기억을 깨끗이 잊게 하는 좋은 약이 됐다.
이달 초 1군에 합류한 박희수는 몸 상태가 아직 완벽하지 않다. 1군 경기에 출전해 서서히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런 박희수가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KIA전에서 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갔다. 3-3으로 맞선 9회 SK는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전유수가 잇달아 출루시키며 무사 1,2루 상황에 직면한 것. 타석에는 최희섭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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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구장을 찾은 이들은 다들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다. 허나 박희수는 그때부터 더욱 위력적인 공을 포수 미트를 향해 힘껏 뿌렸다. 그리고 고비를 하나하나 잘 넘겼다. 이범호를 짧은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데 이어 김상훈과 박기남을 연속 삼진으로 처리했다. 금방 모든 걸 불태울 것 같았던 큰 불을 단번에 소화시켰다. 특급 소방수다웠다.
지난 넥센전과는 구위가 전혀 달랐다. 볼 끝이 매우 위력적이어서 KIA 타자들은 박희수의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다. 배트에 맞힌다 해도 공은 멀리 날아가지도 않았다. 성준 코치는 “(박)희수가 잘 던졌다. 참 좋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작 선수 본인은 칭찬에 인색했다. 아직 멀었다며 멋쩍게 웃었다. 박희수는 “솔직히 긴장을 많이 했다. 지난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해서 더 잘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릴리스 포인트가 보다 앞쪽에 있었다. 몸을 풀 때부터 볼 끝이 좋다고 느꼈는데 운이 좋았다. 아직 100% 몸 상태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번 실패를 맛봤기 때문일까. 두려움 따윈 없었다. 특히, 김상훈과 풀 카운트 접전 끝에 스탠딩 삼진을 잡았으나 자칫 볼넷으로 허무하게 결승 실점을 내줄 수도 있었다. 부담스럽긴 해도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다.
박희수는 “희섭이형에게 안타를 맞아 만루 위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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