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NC 다이노스의 주장 이호준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후배들 기살려주기, NC 선수단을 대표해 취재진과의 인터뷰 여기에 팀의 4번 타자 역할까지.
지난 11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이호준은 더그아웃 뒤에서 지나가는 후배들에게 먼저 장난을 건다. 전날 7회초까지 3-0으로 앞서다 3-4로 역전패한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후배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이호준의 장난이 시작됐다.
이어 권희동이 지나가자 이호준은 그의 이전 응원가인 "동동동동 NC 희동 동동동동" 노래를 익살스럽게 부른다.
권희동은 지난 5월2일 LG 트윈스전 이후 9일 만에 선발 출장을 앞두고 있었다. 이호준은 오랜만에 선발 출장하는 후배의 기를 살리기 위해 한 마디를 건낸다. "희동아 오늘 상대 투수 공을 찢어버려야 한다." 이호준의 기를 받은 권희동은 이날 4타수 2안타(2루타 1개) 2득점을 기록했다.
이처럼 이호준은 NC의 젊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간다. 10세 넘게 차이나는 나이는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하다.
최고참 주장 이호준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그가 무너지면 팀도 함께 흔들린다. 그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이호준이 힘들 때도 고개 숙일 수 없는 이유다.
이호준은 주장이자 팀의 4번 타자다. 팀 분위기뿐만 아니라 팀 타선도 이끌어야 한다. 그가 느끼는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다. 성적이 좋지 않은 날이면 밤을 새우기도 했다.
이호준은 올 시즌 팀이 치른 32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2할4푼6리 6홈런 30타점 9볼넷을 기록 중이다. 타점 공동 3위, 홈런 5위.
특히나 득점권타율이 4할5리다. 기회에서 어떻게든 팀에 점수를 연결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만들어낸 기록이다. 4번 타자의 몫을 제대로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호준은 자신의 야구 인생 마지막 팀으로 생각하고 있는 NC에서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고 있다. 4월 NC가 모진 바람을 견뎌내고 5월 상승세에 접어들 수 있었던 것은 이호준이 굳건히 중심을 잡아줬기 때문이다. 이호준은 노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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