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무십일홍 권불십년’이라 했다.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권력 또한 10년을 넘기지 못한다. 인생에 비유되나, 프로스포츠 세계도 다르지 않다. 물이 고이면 썩기 마련이다.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영원한 왕조는 없다. 끊임없는 훈련과 유망 선수 육성, 외부 선수 강화 등으로 전력을 강화해야 정상을 노릴 수 있다.
이 때문에 팀 리빌딩이 화제다. 각 팀들은 전력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트레이드를 추진한다.
임호균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코치가 답보를 하고 있는 한화의 리빌딩에 대한 날카로운 의견을 내놓았다.
“어느 팀에게나 팀 리빌딩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선수를 키우고 외부에서 영입하고 있다. 최근 트레이드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한 팀만은 예외인데 한화다. 한화는 올해도 성적이 저조하다. 류현진, 박찬호, 장성호 등이 빠지기도 했지만, 이들의 빈자리를 메울 대체 요원을 영입하지 못한 게 크다. 지난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영입 실패도 큰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고 선수 육성이 잘 이뤄졌던 것도 아니다. 리빌딩할 수 있는 2군 전력도 약하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서건창 같이 2군에서 올라와 성공한 선수가 한화에는 없다.
그렇다면 남은 방안은 다른 팀과의 활발한 트레이드로 전력 강화를 꾀하는 것이다. 주축 선수를 잃더라도 이를 감수하고 팀에 필요한 부분을 얻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트레이드가 성사될 수 있다. 과거처럼 현금 트레이는 사라지고 있다. 선수끼리 맞교환인데 다들 즉시 전력감을 원한다. 한화가 전향적인 태도와 과감한 카드를 꺼내기 전까지는 트레이드 성사가 어려울 것이다.
현실적으로 카드 맞추기가 어려운 터라, 트레이드를 하기가 쉽지 않다. 한화가 지금부터 해야 할 건 선수를 육성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FA 시장에서 얼마나 의지를 보이며 능력 있는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지다.
한화가 본받아야 할 팀은 두산이다. 팀 리빌딩의 이상적인 예다. 두산 프런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를 양성하고 있다. 근래 들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진 못했으나 매번 우승후보로 꼽혀왔다. 일부 선수가 빠져 나가도 누군가 나타나 대체하고 있다.
또한, 팀 리빌딩은 현장 스태프의 힘만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프런트의 역할과 의지가 더욱 중요하다. 프런트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현장 스태프가 선수를 활용할 수 있도록 그 자원을 제공하는 게 프런트의 할 일이다. 그런 걸 봤을 때 한화는 잘못됐다. 지난해 감독 경질을 놓고 봤을 때도 선수 육성 기틀은 다져놓지 않고 성적이 좋지 않다고 모든 걸 감독 탓으로 돌렸다.
팀 리빌딩에는 끝이 없다.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한화는 발 빠르게 움직여 리빌딩을 해야 한다. 그리고 조급해 하면 안 된다. 육성 계획안과 강한 의지를 가지고 인내하며 계속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올 겨울도 중요하다. 올 시즌이 종료되면 능력 있는 선수들이 FA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국내 FA 시장은 선수 본인의 의사가 많이 좌우된다. 그런데 지난해 한화를 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그들이 왜 한화를 택하지 않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다. 한화로선 올 겨울에도 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전 LG·삼성 투수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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