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뒤에 줄은 길게 늘어서 있는데 타고 있는 사람들이 도대체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다음 순번이 좀처럼 돌아가지 않고 있다. 폐장시간이 아직은 좀 남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급해진다.
가장 답답한 이는 어제만 해도 이 놀이기구의 주인이었던 사람이다. 잠깐 멀미가 나서 내려왔다가 다시 타려고보니 빈자리가 없다. 어지간히 재밌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 놀이기구를 장악한 이들의 ‘포스’가 거의 칠공주파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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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라운드까지 소화한 현재 선두 포항스틸러스(승점 23)와 7위 부산아이파크(승점 17)의 간격은 6점에 불과하다. 부산이 2경기 내리 이기고 포항이 내리 지면 동률이 되는 격차다. 1위와 차이는 그래도 큰 편이다. 2위 제주유나이티드(19점)와 7위 부산은 겨우 2점 차이다.
빡빡해도 이렇게 빡빡할 수가 없다. 2위와 3위(제주 수원)의 승점이 같고, 4위와 5위(울산 전북/이상 18점)가 동률이며, 6위와 7위(인천 부산/이상 17점)가 골득실로 근소한 우위를 정하고 있다. 그야말로 치열한 혼전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무패행진(6승5무)을 이어가고 있다지만 포항 역시 무승부가 많아 승점을 크게 쌓은 것이 아니다. 특정 구단의 독주를 허용치 않고 물고 물리는 혈전이 펼쳐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하위권 팀들과는 격차가 꽤 벌어졌다.
꼴찌 대구의 승점이 4점에 그치는 것을 비롯해 13위 대전(7점) 14위 강원(8점) 등 강등권 싸움을 펼치는 이들은 아직 한 자릿수 승점에 불과하다. 요컨대 상위권 팀들의 상향평준화가 도드라지고 있는 2013시즌이다. 아직 그리 많은 일정을 소화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얼추 각 팀들의 공력을 파악할 수 있는 시간은 지났다.
포항을 시작으로 제주 수원 울산 전북 인천 부산까지가 현재 1위부터 7위까지의 팀이다. 상위권에 있을만한 힘을 보여주고 있는 팀들이다. 객관적인 네임벨류에서 그래도 떨어진다고 보이는 제주 인천 부산도 실제 필드에서의 경기력을 겹쳐놓으면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만약 다른 팀이 상위그룹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언급한 7개 클럽 중 누군가가 놀이기구에서 내려와야 한다. 탈락 후보를 꼽으라면 어렵다. 지금 상황에서는 당최 점치기가 쉽지 않다.
김남일 이천수 설기현 등 2002월드컵 삼총사가 든든하게 뒤를 받치고 있는 인천도, 윤성효 감독 부임 후 예년과 다른 신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부산도, 선수들의 면면에서는 부족하나 조직력만큼은 어떤 팀도 넘볼 수 없는 제주도 지금 흐름이라면 내려올 팀이 아니다. 물론, 포항 수원 울산 전북 등은 우승후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답답할 이는 디펜딩 챔피언 FC서울이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서 탈출하면서 서서히 기력을 회복하고 있는 서울의 순위는 어느새 8위가 됐다. 사실 8위까지는 쉽게 왔다. 하위권 팀들의 승점이 많지 않았던 덕분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마지노선인 7위를 넘을 수 있느냐다. 그런데 현재의 ‘칠공주파’는 쉽게 자리를 주지 않을 기운이다.
지난해 우승팀으로서 반격을 도모하고 있는 서울을 비롯해 지난해 상위그룹에 올랐었던 경남FC 그리고 절치부심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성남일화 등 대기자들의 애가 타고 있다.
상하위리그 분리(26라운드)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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