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베테랑 미드필더 김남일이 새삼스럽게 ‘중심’이 되고 있다. 올해 나이 36살. 2002월드컵 이후 전성기를 보냈던 그가 정점에서 내려왔다고 봐도 무방할 2013년에 다시금 ‘중심’으로 떠올랐다.
단순히 회춘모드가 발동하는 수준을 넘었다. ‘봉길매직’이라 불리는 인천유나이티드의 선전 속에는 ‘남일매직’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여전하다는 평가를 넘어 대표팀 복귀설까지 진지하게 나오고 있다. 최강희 감독도, 언론과 여론의 흐름도 김남일에게 호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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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최근 1무1패로 다소 주춤하고 있다. 4월28일 울산과 2-2로 비겼고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에는 수원 원정에서 0-1로 패했다. 승점을 쌓지 못하면서 인천의 순위는 7위로 떨어졌다. 시도민구단으로는 유일하게 상위리그에 올라있다는 자체로 박수 받을 일이지만 불안한 커트라인과 하위권에서 호시탐탐 추격을 노리는 FC서울이나 성남일화 등을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
따라서 홈에서 열리는 제주전에서 반드시 승점을 추가해 다시 상위권으로 도약해야하는 입장이다. 욕심도 날만하다. 현재 승점 16점인 인천이 제주를 잡아 승점 3점을 추가한다면 수원을 골득실차로 밀어내고 포항에 이어 2위에 오른다.
물론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제주는 현재 3위다. 지난 라운드에서 막강한 상대 울산을 3-1로 꺾으면서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10경기를 치르면서 8실점 밖에 내주지 않은 수비력은 14개 클럽 중 최소다. 15골을 뽑아낸 공격력이 나쁜 것도 아니다. 공수 밸런스가 좋다. 여기에 센터백 홍정호까지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여러모로 흥이 난 상황이다.
하지만 피해갈 수 없는 대결이다. 울산과 수원에 이어 또 다시 강호와의 대결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이후 행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문에 김남일의 역할이 중요하다. 팀을 위해서도 자신을 위해서도 제주전은 중요하다.
박경훈 감독이 이끄는 제주는 K리그에서 가장 미드필더 운영을 중시하는 팀이다. 허리의 힘이 좋은 팀이다. 김남일 본인도 “제주와의 경기가 가장 힘들다”는 말로 상대의 미드필드 플레이에 박수를 보낸 적 있다. 제주와 상대하는 팀들은 좀처럼 주도권을 잡기가 어렵다. 이 역시 제주의 허리가 강하다는 방증이다.
요컨대 김남일이 중심이 된 인천의 허리라인이 제주와의 중원싸움에서 밀린다면 승산이 없다. 성패의 키가 집중된 곳이다. 김남일 개인적으로도 제주 미드필더들과의 힘겨루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가가 중요하다. 12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는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출동한다는 첩보가 나왔다. 관찰자가 오로지 김남일 뿐은 아니겠으나 김남일이 주 대상인 것은 사실이다.
A매치 출전기록이 97경기에서 멈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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