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일본, 고베) 김원익 기자] 일본 프로야구의 유이한 한국 출신의 선수 이대호와 김무영의 명암이 엇갈렸다.
9회 한번의 반전이 모든 것을 뒤바꿔놨다. 이대호는 역전 찬스를 이어가는 안타를 기록했지만 연일 호투를 거듭하던 김무영은 세이브 상황에 등판해 밀어내기 볼넷과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다.

이날 이대호는 4번타자 1루수로 출장해 8회까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9회 9회 1사 2루에서 초구 1루 쪽 큼지막한 파울을 기록한 이후, 3구를 공략 2루수 옆을 총알같이 빠져나가는 중전 안타를 쳤다. 타구가 다소 빨랐지만 충분히 승부를 걸어볼만한 타이밍이었으나 2루 주자 히라노 게이치의 스타트가 늦었다. 게다가 선채로 홈에 어정쩡하게 들어오는 어설픈 베이스러닝으로 아웃되면서 이대호는 동점타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오릭스로서는 분위기가 확 꺾인 상황. 그대로 소프트뱅크의 승리로 끝날 줄 알았던 경기 드라마는 마지막에 다시 쓰여졌다.
브라이언 폴켄버그를 상대로 이토이가 안타를 쳐 2사 1,3루 찬스를 이어간 이후 가와바타 다카요시가 몸에 맞는 볼을 만들어 만루를 만들었다. 마무리 투수 브라이언 폴켄버그가 흔들리자 소프트뱅크가 내민 카드는 한국인 투수 김무영이었다.
김무영은 올 시즌 15경기 16⅓이닝 15탈삼진 5볼넷 평균자책점 1.10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급작스러운 상황에 등판한 김무영은 미처 몸이 풀리지 않은 듯 고토 미쓰타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 밀어내기로 동점을 내줬다. 이어 야마모토 가즈나오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여러모로 아쉬운 내용. 김무영은 한국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 무작정 일본으로 건너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어깨부상으로 신음했다. 독립리그를 거쳐 지난해부터 소프트뱅크에서 자리를 잡으며 32경기에 등판, 31.1이닝을 소화하며 1승
이대호로서는 동점타가 무산됐지만, 결국 자신의 안타에 이어 팀이 승리하면서 이틀 연속 환하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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