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세계 곳곳에선 기상천외한 경기들이 열려 색다른 볼거리와 즐거움을 선사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끌었던 종목들을 김동환 기자가 모았습니다.
【 기자 】
영하 30도의 발트해.
보는 것만으로도 이가 갈리는 추위지만, 세계 각국에서 모인 강심장들엔 평범한 수영장과 다를 게 없습니다.
참가자들이 얼굴에 참가 번호를 쓰는 이유.
진흙 언덕을 기어오르고, 불 무더기를 뛰어넘고, 갈대밭을 뛰다 보면 등번호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얼굴은 피투성이가 됐지만, 세계 최고 터프가이라는 자부심으로 즐겁기만 합니다.
진흙밭을 뛰는 걸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잔디 깎는 기계를 타고 굉음을 내고 달리다 보면 포뮬러원 대회가 부럽지 않습니다.
황토 벌판에서 펼쳐지는 황소 썰매 경주도 스피드에서는 뒤지지 않습니다.
언덕을 기어오른 것보다 더 어려운 게 빨리 내려오기입니다.
굴러내려 가는 치즈를 먼저 잡기 위해 급경사를 달리다 보면 구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아내를 안고 장애물을 넘고 물속을 달리다 보면 없던 힘도 생깁니다.
정식 종목이 아니고 큰 상금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최고의 자리는 언제나 유쾌합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 [hwany@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