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하고 노태우 대통령이 집권하던 때입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10대들의 우상과 청와대의 주인은 바뀌었지만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하지 않은 게 있습니다.
전광열 기자입니다.
【 기자 】
42세라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경남 골문을 지키는 그의 모습은 24세라고 해도 믿을 만합니다.
1992년 K리그에 데뷔한 김병지.
엄격한 자기관리로 세월과 맞섰습니다.
▶ 인터뷰 : 김병지 / 경남 골키퍼
- "혹독하리만큼 관리라든지 운동이라든지 해야만 제 스스로 경기장에 나갈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생각하니까요."
600경기 출전, 골키퍼 득점, 200경기 무실점.
김병지의 기록 앞에는 'K리그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습니다.
서울 최용수 감독, 대전 유상철 감독보다 나이가 많은 K리그 최고령 선수지만 여전히 새로운 꿈을 꿉니다.
"신의손 기록이 44세 7개월이랍니다. 2년 더 하면 딱 채워져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2년 정도의 시즌 마치다 보면 700이란 숫자가 한 시즌만 더 뛰다 보면 가능하니까."
전설을 써내려간 21년. 지쳐 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가족이란 두 글자로 버텼습니다.
"이겨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는 거에요. 가족들이 기뻐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게 승리니까. 절대 소홀할 수 없는 거에요."
가족의 응원, 팬들의 박수가 계속되는 한 '그저 축구가 좋다'는 42세 소년의 도전은 멈추지 않습니다.
MBN뉴스 전광열입니다. [revelge@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