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4번 타자하면 덩치가 큰 선수, 반대로 2번 타자는 날쌘돌이가 연상되기 마련인데요.
올해 프로야구에서 그런 고정관념들이 깨지고 있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LG 4번 타자 정성훈은 체중이 82kg에 불과합니다.
100kg을 넘는 다른 팀 4번 타자들과 비교는커녕 전체 평균에도 못 미칩니다.
하지만, 4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공동 1위에 올랐습니다.
롯데 홍성흔 역시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 아니지만, 일본으로 떠난 이대호의 공백을 충분히 메우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성훈 / LG 내야수
- "(감독님의 4번 타자 지시가)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어요. 내가 하던 대로 하자고 했는데 결과가 생각보다 잘 나오네요."
날씬한 4번 타자가 있다면 느린 2번 타자도 있습니다.
중심타선에 많은 찬스를 이어줘야 하는 2번 타자는 발 빠르고 작전수행력 좋은 선수가 맡기 마련.
하지만, 4연패에 빠져 있던 삼성은 거구의 5번 타자 박석민을 2번 타순으로 옮기고 2연승을 달렸습니다.
▶ 인터뷰 : 안경현 / 프로야구 해설위원
- "(타격감이) 가장 좋은 게 박석민·이승엽이라고 봤을 때 1·2·3번 쪽에서 승부를 걸어본다는 패턴에서 타순을 바꿨는데 상당히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평균 도루 수가 2개밖에 되지 않는 두산 손시헌도 5할대의 높은 타율로 2번 타자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습니다.
느림보가 밥상을 차리고 홀쭉이가 쓸어담아서 더욱 재미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입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 [hwany@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