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가 국내 첫 시범경기에서 홈런을 맞고 무너졌습니다.
'끝판대장' 오승환도 첫 경기부터 세이브를 날려버리는 등 최고 투수들의 출발이 좋지 않습니다.
김동환 기자입니다.
【 기자 】
4회 초 1사 1루, 박찬호의 밋밋한 커브가 롯데 황재균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립니다.
총알처럼 튀어오른 타구는 그대로 왼쪽 관중석 중앙에 떨어지고, 박찬호는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갑니다.
메이저리그 17년 경력의 베테랑 박찬호에게 한국 프로야구 공식경기 신고식은 호됐습니다.
1회 첫 타자 김주찬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이후 연속 안타를 맞은 뒤 폭투로 첫 실점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습니다.
강민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1회에만 2실점.
2회와 3회를 안타 없이 넘기며 구위를 찾는가 싶었지만 황재균에게 2점 홈런을 맞고 그대로 주저앉았습니다.
유인구가 많이 벗어나 타자들이 속지 않았고 결정구는 위력이 없어 대부분 커트됐습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오승환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수모를 당했습니다.
삼성이 2-1로 앞선 7회 구원등판해 박재상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았고 무명 안정광에게 역전 2점 홈런까지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습니다.
지난 시즌 통틀어 1패도 없이 2피홈런, 4실점만 기록했던 오승환에게는 충격적인 결과입니다.
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보름 남짓.
최고의 투수들에게 올봄 꽃샘추위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 [hwany@mbn.co.kr]